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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윤 Mar 19. 2024

치료를 잘하는 병원은 왜 망할까?

블로디 마케팅 철학


뉴스 출처: Newsis, 경영난으로 인한 의사 자살
경영난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는 의사들




병의원 폐업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외삼촌은 의사고 2번의 개원 실패가 있었다. 오늘은 작은 외삼촌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작은 외삼촌은 큰 외삼촌을 따라 의대에 입학했다. 92년에 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96년에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작은 외삼촌은 직업적인 소명보단 이과에서 공부를 못하지 않으니 점수에 맞춰 대학을 갔다고 한다.


그렇게 공중보건의 3년, 잡과 1년, 대장 항문전문병원 2년을 거쳐 외과 의사 2명과 함께 강동구에서 하지 정맥류, 치질 전문 병원을 개원하셨다. 하지만 병원 재무 상태 악화로 폐업하셨다.


그 후 강남에 위치한 대학 선배 의원에서 당시 유행했던 피부 미용을 2년간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출을 껴서 6개월 버틸 자금을 들고 경기도 양주에 피부과를 개원하셨다. 피부과다 보니 장비리스, 인테리어 지출이 컸다. 피부관리사, 간호조무사, 상담 실장, 3-4명을 데리고 시작하니 인건비만 한 달에 700-800이 들어갔다.


플래카드, 전단지, 기둥풍선, 개원 선물 등 첫 마케팅은 직접 발로 뛰셨다. 그 결과 오픈 이벤트로 환자가 가득 찼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환자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매출이 떨어질 때마다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유지하는 게 힘에 부쳤다. 돈 벌려고 개원했는데 잘 안되니까 개인 돈을 태우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뜻대로 안되니 조급한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해피 앤딩은 없었다.

그렇게 2년 만에 폐업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셨다.

외삼촌은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더 이상 무리하게 개원할 수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했다.

그 후 몇 년간 낮에는 요양병원 봉직의, 밤에는 틈나는 대로 응급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빚을 갚아나갔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지금은 노원에 위치한 암 전문 종합병원에 봉직의로 계신다.







두 번의 폐업은 외삼촌에게 큰 정신적, 경제적 타격을 안겨주었다.


아이러니하게 외삼촌은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을 여쭤보면 매번 최선을 다해 치료한 환자들이 고맙다고 인사해 줄 때라고 말씀하셨다.



의사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리고 고객이 만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병원은 망했을까?

개원의는 의사이자 경영자, 두 역할을 해야 한다.

외삼촌 같은 사람들은 누구보다 실력 있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지만 의사역할에 한정되었을 뿐

경영자로서는 마케팅과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



의사의 실력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다.

환자 관리, 재정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병원 운영은 비즈니스고,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폐업 문제는 개인의 실패를 넘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다.

치료를 잘하는 의사는 잘돼야 하고 오랫동안 환자들을 돌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로디를 시작했다.

치료를 잘하는 의사들이 비즈니스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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