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하윤 Apr 06. 2024

내가 화장실에서 카메라를 켜는 이유

블로디 마케팅 철학



지난 11월, 모교에서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마케팅 강의를 했는데, 한 대표님이 끝나고 이런 말을 해주셨다.

"대표님, 글 센스가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대표님 글은 읽으면 사고 싶어져요."


많은 사람들이 카피라이팅을 센스라고 생각하지만, 노력과 연습의 결과에 가깝다.






나는 직업병이 있다.



아이디어 노트, 급하게 적다보니 오타가 많다.



마케팅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생활 속 메세지를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거리의 간판이든, 어떠한 콘텐츠든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물건을 구매할 때면, 고객의 입장에서 왜 그 제품을 구매했는지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팅 갔던 곳 화장실 문구를 읽고 바로 카메라를 들었다.



(왼) 최근에 미팅 갔던 곳 화장실 문구 (오) 우리 사무실 화장실 문구



휴지를 휴지통에 버릴 확률이 높은 곳은 어디일까? 당연히 왼쪽이다.

왼쪽 문구를 읽는 사람은 휴지통에 버리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난감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게되고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변기에 버리지 않게 된다.


반면 오른쪽을 읽는 사람은 휴지를 휴지통에 버릴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변기에 버리게 된다.


휴지를 휴지통에 버려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하고 싶다면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해야한다. 휴지통에 버리라는 건 아무리 당연한들 글쓰는 사람의 입장일뿐이다. 읽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야한다.






마케팅도 그렇다.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 기능을 나열하며 사달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설득하여 구매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고객은 냉정하다. 100시간 들여 만든 상세페이지도 1초만에 이탈되고, 몇천만원을 들여 만든 플레이스에 머무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다. 듣고 싶은 말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대표님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스스로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으려고 이사이트 저사이트 비교하면서 정작 본인의 제품은 경쟁사 비교는 커녕 고객의 행동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돈을 내는 고객을 이해하는게 우선이다. 지갑을 여는 건 고객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줘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단어 하나하나는 수많은 노력과 분석, 그리고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있다.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고객의 입장이 되어 우리 제품을 바라봐야한다.

그게 고객을 설득하는 글의 핵심이다.

작가의 이전글 치료를 잘하는 병원은 왜 망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