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최근 케이팝의 트렌드는 과거에 유행하였던 단번에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강렬한 인상의 댄스 브레이크, 그리고 곡 전개에 있어 고음을 동반한 극적인 전환이 이루어지는 방식에서 벗어나 있다.
대신 숏폼 챌린지에 맞춘듯한 명료한 댄스 퍼포먼스와 그에 걸맞게끔 진입장벽을 낮춘 이른바 이지 리스닝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다.
곡의 구조 역시 기존의 정석적인 구조를 벗어나 두 번째 벌스의 분량을 크게 줄이거나 아니면 프리코러스나 브릿지, 아웃트로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3분 미만의 짧은 재생시간으로 곡을 만드는 방식이 정착되었다. 더불어 장르에 있어서도 역시 영미권 팝 씬의 흥행하는 하우스, 브레이크비트 계열 장르, 그리고 힙합의 하위 장르에서 특정 요소를 레퍼런스 삼아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 방식 역시 보편화되었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에 벗어나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보이그룹이 있다. 작년 10월 군 공백기 이후 첫 앨범인 미니 7집 <LOVE EFFECT>를 발매한 데 이어 반년 만에 미니 8집 <Beautiful Shadhow>의 타이틀곡 <Bye My Monster>로 돌아온 온앤오프는 강렬한 댄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댄스 브레이크 구간과 재생시간을 3분 30초에 맞추는 정석적인 송폼, 그리고 극적인 장면 전환까지 담아내며 4세대의 틀을 벗어난 2세대 내지는 3세대 초기의 케이팝 스타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 역행의 중심에는 데뷔부터 이들과 함께 한 모노트리의 황현 프로듀서와 메인 래퍼인 와이엇이 함께 서있다. 7년 가까이 이어온 두 사람의 시너지가 이번에도 빛을 발하여 과거에 유행했던 음악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결코 구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타이틀뿐만 아니라 믹스팝을 연상케 하는 일렉트로 펑크나 알앤비 팝, 하우스 등 서로 다른 장르를 차용한 나머지 네 수록곡들에도 마찬가지로 이어져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온앤오프만의 세계를 다시금 불러냈다.
물론 이러한 구성은 과거의 향수를 간직하고 싶은 이들에게 큰 효용이 있을 뿐, 현재 아이돌 음악의 주 수요층인 1020세대의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2017년 데뷔 이래로 지금까지 탄탄하게 자신만의 나무를 가꿔온 온앤오프이기에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마침 과거의 스타일을 재현하면서 신선한 요소를 더한 뉴트로의 시대이기도 하니 말이다.
By Latte (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