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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A Jun 26. 2023

한우 가격이 폭락했다고? 언제?

한우 생산자가격이 전년 대비 21.8%나 폭락했지만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폭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도축 마릿수 증가로 인한 과잉 공급이 생산자가격 폭락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이 아주 소폭 하락했거나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룟값 가격 인상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업자들은 한우협회를 통해 한우 소비자가격이 하락한 생산자가격과 연동하도록 사실상 한우 가격 하락을 요구하는 언뜻 보기에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출처: 클립아트 코리아


✔️관련 개념 설명

소비자가격: 소비자가 어떤 재화를 사들일 때의 가격으로, 물건의 생산자 가격에 이윤, 운임 등을 추가한 가격

생산자가격: 생산자가 생산물을 상인과 중간업자에게 판매할 때의 가격

하방 경직성: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해 수요가 감소하거나 공급이 증가할 경우 하락해야 할 가격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하락하지 않는 경우를 말함. 즉, 한번 가격이 결정되고 나면, 경제 여건이 변화해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함.

가격 탄력성: 가격 탄력성은 가격이 1% 변화하였을 때 수요량은 몇 % 변화하는가를 절대치로 나타낸 크기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격이 떨어졌다고?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한우 지육(도축한 고기) 1kg 도매가격은 1만3876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2021년 12월 27일 1만7746원)보다 21.8% 떨어졌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와 같은 가격 급락은 코로나 19 시기에 한우 가격 강세가 불러 일으킨 공급 과잉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2019년 대비 2022년 한우 사육 양은 15%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우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불구하고 빠르게 하락하는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한우는 여전히 비싸던데...?

앞서 설명한 한우 가격의 폭락을 대다수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되려,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진입하며 밥상 물가 폭등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같은 괴리는 한우 가격의 하락이 한우 생산자 가격 / 도매가에 한정되었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12월 22일 한우 등심(1등급) 도매가격은 kg당 5만7314원으로 1년 전(6만9903원)에 비해 14.5% 내려갔으나 소비자가격은 같은 기간 7.0%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 가격과 생산자 가격은 왜 다를까?


1. 유통 마진의 문제

일각에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의 원인으로 유통마진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소매가에서 유통비용률은 2021년 기준 48.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유통비용이 소비자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한우의 유통 과정이 발골 및 냉장을 요구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이와 같은 유통비용률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이런 시각도 일리가 있지만, 이와 같은 유통비용이 다른 축산물들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고 닭과 돼지와 같은 비교적 작은 육류의 유통비용률이 한우보다도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 유통구조의 전반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자명합니다.

이 점은 타 국가의 소 고기 유통마진을 살펴보았을때 더 명확해집니다. 

2021년 기준 미국과 일본의 소고기 유통비율은 각각 63.2%와 46.8%입니다. 


두 나라의 면적이 대한민국보다 각각 90배, 3배 차이가 난다는것을 감안했을 때, 과연 대한민국의 유통 마진이 정상적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러므로, 유통마진은 소비자 가격과 생산자 가격의 비정상적 차이의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2. 하방 경직성과 가격 탄력성의 문제

다만, 전문가들은 유통구조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그들은 구이용 고기가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하방 경직성에 집중합니다. 


구이용 고기는 식료품중 고급 식재료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하방 경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높은 가격이 되려 사치품 수요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면이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크게 수요를 하락시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우는 구이용 고기 중에서도 고급화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상품으로써 이러한 하방 경직성이 더욱 더 공고히 적용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고로, 소매업자들은 가격을 낮출 필요를 느끼지 않고 비교적 싼 생산자 가격에 구매한 한우를 높은 마진을 남기며 팔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고기는 한우인데... 해결 방안은?

앞서 설명한 생산자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괴리는 한우 농가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한우가 고급 식재료로써 다른 농산물과 달리 가격 탄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소비자 가격은 한우 소비양의 감소를 일으키고 있고, 이는 비교적 높은 유통 마진을 남기고 있는 유통업자들보다 한우 생산자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배합 사료 가격의 26.9% 상승은 더욱히 한우 농가들을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한우 협회의 절규...

이러한 국면에서 전국한우협회는 한우도매가격과 소비자 가격 연동, 사료가격 차액 지원, 한우 고기 수매, 공공기관 및 기업의 명절선물세트 한우 활용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구들은 상당 부분 비현실적이며 긴축 재정을 실시하고 있는 국면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합니다. 생산자 가격 하락과 생산비 폭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한우협회의 절박함을 잘 보여주는 성명서라고 이해하는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됩니다.


✔️한우 농가 실질적 회생 방안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보다는 문제의 본질인 과잉공급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암소를 번식에 활용하지 않고 도축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여 공급을 위축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과거 2011∼2013년 한우 도매가가 급락했던 ‘한우 대란’ 시기에도 이 같은 대책을 추진된 바 있고 정부는 당시 처음으로 ‘암소감축사업’을 도입해 300억 원가량을 들여 한우 10만 마리를 감축한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는 물량을 해외로 돌려 수출 창구를 다변화하는 것도 방법 또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생산자 가격을 서서히 높여가며 이미 불어난 공급양을 현금화하는 방안이 현재 한우 농가 회생에 도움이 될것이라 판단됩니다.


SBA 파시타임 (파이낸스 시사 타임) 브런치는 매주 월요일 업로드됩니다. 

다음주에는 '너도 나도 이직? 현재 대한민국의 노동시장은?' 편이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출처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101/117247347/1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12951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01201513001?utm_source=msn&utm_medium=referral

https://www.ihanwoo.org/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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