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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A Jul 17. 2023

‘특례상장기업’의 상장폐지 위기?!

출처: 한국 경제 신문

최근 몇 년간 급증한 ‘특례상장기업’이 기업공개(IPO)때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상장된 특례상장기업의 95곳 중 94%가 목표치에 미달했으며, 심지어 그 중 11곳은 목표치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늘어나며, 시행 초기부터 여러 논란을 빚어온 ‘특례상장제도’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례상장제도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수혜를 받은 기업들의 현 상황과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관련 개념 설명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외부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기업이 자사의 주식과 경영 내역을 시장에 공개(증권시장에 주식을 공식적으로 등록)하는 것. 한 마디로, 기업이 주식을 상장하는 방법. 많은 비용을 들여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IPO에 성공하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며, 기업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상승함.


특례상장: 2005년 기술특례 상장을 도입하면서 시작된 제도. 2017년 기술특례 상장을 보완하기 위해 성장성 특례와 이익 미실현(테슬라) 특례 상장이 추가되었음.


     기술특례 상장: 현재 영업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일 경우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등)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함. 이후 상장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코스닥시장.


     성장성 특례상장: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춰 주는 제도.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조건을 충족한 기업이 후보기업이 될 수 있음. 증권사가 상장 주선인 입장에서 후보 기업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장심사 청구 가능. 후보 기업이 개발중인 물질이 상용화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 회사가 주로 이용한 상장 방식. 상장이 가장 쉬운 상장 제도로 생각됨. 


 기술특례상장과 다르게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기술성 평가를 받을 의무가 없음. 다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 후 6개월간 환매청구권(=풋백옵션: 상장 이후 기업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 때 이를 주관사가 되사주는 제도)를 부여함.


     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테슬라 상장):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고 요건들을 충족한다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2010년 6월 적자기업이었던 테슬라가 상장에 성공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과 연관이 있어 테슬라 상장으로도 흔히 불림.

✔️지금 뭐가 문젠데?

일단, 특례상장제도를 통한 상장은 매우 많습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수는 2017년까지는 한 자릿수에 머무르다가 2018년 21개로 급증했습니다. 


이후 매년 20개 이상의 기업들이 기술 특례를 통해 상장을 하였고, 특히 저금리 기조로 유동성이 넘치던 2021년에는 31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22년에도 28건의 상장을 기록했네요.


✔️근데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은 많이 없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3월, 매출이 전무한 적자 기업이고 당연히 재무안정성이 낮음에도, 기술력이나 사업성을 인정받아 ‘성장성 특례’로 상장에 성공하였습니다.


상장 때 시가총액은 5300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회사와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실적 목표치에 근거한 수치였고, 회사 측은 매출이 2022년 1300억원, 2025년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작년 한 해 실제 매출은 1600만원에 불과했던 것이죠.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3년간 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을 한 기업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0곳 중 9곳이 상장 시점에 제시한 경영 실적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신약 개발사인 박셀바이오와 네오이뮨텍은 3년 연속 매출이 0원인 등,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장폐지 위기를 의미하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도 많다고 합니다

공시된 기업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2017년에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 7곳 중 2곳과 2018년에 상장된 기술특례 기업 21곳 중 6곳이 최근 3년 중 1회 이상 연간 자기자본 대비 손실(법인세 비용 차감 전 손실) 비율이 50%를 넘었습니다. 


이는, 올 초 상장 폐지된 기업과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을 합하면, 2017~2018년 기술특례 상장 기업 28곳의 42%가 상장이 폐지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의미입니다.


✔️상장사 관리종목지정 및 상장폐지사유

‘매출 30억원 미만’ ‘최근 3년 내 2회 이상 연간 손실이 자본의 50% 초과’ ‘4년 연속 영업 손실 발생’ ‘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사유가 하나라도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사유는 위와 같지만,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은 매출액의 경우 상장한 해를 포함해 5년, 손실 비율의 경우 3년 동안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됩니다.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적을 낼 때까지 시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2017년 상장 기업들은 작년부터, 2018년 상장 기업들은 올해부터 이 유예 기간이 만료되며,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의 관리종목 지정 유예 조치 만료가 발생합니다.


2017년 기술특례를 보완하기 위해 성장성 특례와 이익 미실현(테슬라) 특례가 추가된 후, 2018년 11월 상장한 신약 개발사 셀리버리가 해당 제도를 통한 첫 번째 상장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셀리버리 역시도 지난 3월 23일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의견 거절 통보를 받아 현재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셀리버리 외에도 위기의 기업들은 많습니다. 


2019년 기술성 평가에서 두 차례 탈락해 기술특례 상장에 실패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결국 성장성 특례를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였습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30억원, 영업손실 435억원을 냈으며, 3개년 연속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2019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상장한 인공지능(AI) 신약 개발기업 신테카바이오도 3년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518억원, 영업이익 372억원을 달성한다는 전제로 상장했지만, 실제 매출은 2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11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기업은 올해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주가도 처참합니다

2021년 상장한 기술성장기업들의 주가는 2022년 한 해 동안 평균 51%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하락률인 34.40%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31개 종목 중 30개 종목이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나노씨엠에스로 1년간 75.20% 하락했습니다. 자이언트스텝(75.07%), 와이더플래닛(70.59%)도 70% 넘는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주가가 시초가의 20% 수준으로 폭락한 기업도 많았는데, 2021년 8월에 상장한 딥노이드는 상장 당시 시초가가 3만6000원이었지만 지난 29일 5680원으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라이프시맨틱스, 뷰노, 바이젠셀 역시 시초가보다 80%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기껏 상장시켜 줬더니... 얘네 왜 이래?


전반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술특례 상장은 우리나라에도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들이 나오게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해당 제도를 이용하려는 기업이 최근 크게 늘면서 관리가 부족해진 측면이 있다

이는 심사 절차에 느슨한 부분이 있어 적격하지 않은 기업도 상장에 성공한 경우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례상장기업들이 상장 전 내세운 기술이 막상 상장 이후 개발이 진행될수록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
꼭 특례상장기업이 아니더라도 상장 초기 기업은 경기 둔화에 더 큰 영향을 받다 보니 주가 등락률이 특히 더 부진했을 수 있다
지난 해 신규 투자 공급이 크게 줄면서 당장 수익성을 내기 힘든 기술분야 특례상장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며, 상장 후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이는 또 다시 새로 특례상장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기업들의 실패 사유는 아래와 같은데요...


케이옥션(이익미실현 특례상장):  상장 준비를 위한 무리한 사업 전개

헬릭스미스(기술특례 상장 1호 기업,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 부실 사모펀드 및 유전자 관련 임상시험의 실패

등 각각의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이후의 논의,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요?


특례상장으로 거래가 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되는 종목이 늘어날 경우 소액주주들이 반드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특례상장 때 실현 가능한 실적 추정치를 제시하도록 권고하고 상장 이후엔 경영 실적 중간 점검 등을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후 3~5년 치 추정 실적을 근거로 시가총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실적을 일단 부풀려 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현재 특례 제도로 상장한 많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이 상장사라는 이름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조선 비즈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상장 요건 강화가 성장성이 유망한 기업의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며, 코스닥 테슬라 상장 1호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2018년 상장 이후 성장을 이어가 작년까지 3년 연속 매출 2000억원을 거두며 시가총액 2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회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상폐 위기의 기업들이 많은 것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에서는 기술특례 기업의 상폐 사유 발생이 일반 기업보다 적어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2023년 3월 기준 전체 상장사 1628사 중 최근 3년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의 수는 174사로 10.6%에 달하는 반면, 같은 기간 기술특례 상장 기업 171사(2022년 12월 말 기준) 중에서는 10사만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비율이 5.8%로 적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특례상장사에 대해 관리종목지정 & 상폐 조건이 훨씬 널널한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체계 표준화'의 가동이 시작되며, 이를 적용 받을 첫 번째 기업이 어디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술평가체계 표준화는, 거래소가 지난해부터 24개 기관마다 크게 상이한 평가를 내리는 부작용을 줄이고자 각 전문평가기관들의 평가체계를 통일하고 재정비해 온 기술성평가를 의미합니다. 


당기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중복항목 제거 등 평가항목을 개편하고, 평가항목별로 평가지표(정량적, 정성적)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기존에는 업종구분이 없었지만, 바이오/IT 등 주요 업종별로 서로 다른 평가지표를 만들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혁신기술별 모듈형 지표도 만들기로 계획했습니다.


이러한 한국거래소의 조치에 대해, "새 기준이 더 까다로워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더 강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오기업뿐 아니라 여러 업종 특성을 감안한 기준이 만들어진 만큼, 융통성이 더 발휘될 것으로 본다" 등 다양한 반응이 존재합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번 시즌의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SBA 파시타임 (파이낸스 시사 타임) 브런치는 매주 월요일 업로드됩니다.

곧 돌아올 새로운 시즌의 파시타임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출처

특례상장 5년 다 되도록 실적은 낙제…'제 2, 3 셀리버리' 속출 우려 (naver.com)

5년간 급증한 ‘기술특례 상장 기업’ 42%가 상폐 위험 (naver.com)

쏟아지는 ‘특례상장 기업’ 옥석 가리기 쉽지 않네… | 일요신문 (ilyo.co.kr)

평균 주가 하락률 51%… 고전하는 기술성장기업 (naver.com)

'뜯어고친 기술특례 평가' 가동…적용 첫 바이오 기업은 어디 - 뉴스1 (news1.kr)

[남경진의 기술특례 상장] 테슬라 요건 상장제도(이익미실현 특례상장) #5 - 바이오타임즈 (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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