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꾼다.
처음 에티오피아에 도착해 딜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들었던 생각이다.
차창 밖 풍경 속에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힘들어 보이거나 힘이 없어 보였다(아디스아바바를 조금만 벗어나도 비슷해지는 풍경 가운데 만나는 사람들이 비슷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짐을 이고 지고 가는 사람들... 그나마 형편이 나으면 당나귀나 말을 타고 다니고, 그것보다 더 형편이 나은 사람들은 버스를 이용한다.
에티오피아에 살면서 사람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아졌다.
하루는 어떤 사람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하루종일 일용직으로 받는 돈이 얼마예요?"
"보통 새벽 6시~7시부터 일이 시작되면 1,000원에서 1,200원 정도 받아요"
"네? 하루종일 장갑도, 안전화도 없이 맨손, 맨발로 일을 하면서 받는 돈이 그것밖에 안된다고요?"
"그 일조차 구하지 못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참 많아요"
몇 마디 나눈 대화 속에 이들의 고달픈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소망을 가지고 꿈을 키울 수 있을까?
답답하고 변화되지 않을 것 같은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대단하리만큼 놀랍고 부러웠다. 그 모든 것에는 "감사"로 시작하여 "감사"로 끝난다. 주어진 것이 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든 적게 보이든 상관없이 감사하는 것!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특별했을 수도 있겠지만 에티오피아인이 가지고 있는 민족성 안에 종교가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곳에 머물면서 현실 속에 감사를 발견하고 감사하며 사는 것은 꿈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첫 번째 덕목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들은 오늘도 꿈을 꾼다. 비록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가난의 굴레 속에서도 감사를 찾고 살아가는 것, 먼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다는 매일의 삶 속에서 감사를 찾으며 하루에 초점을 맞춘 삶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는 그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