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라기 Nov 11. 2023

이직했는데, 벌써 지쳤습니다

부담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겠습니다

이직 후의 회사 생활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두번째 신입 생활’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팀원들에 비해 확연히 낮은 연차에, 사업 직무로서는 첫 도전이었으니 실제로 신입 사원과 다를 바 없죠.


1년 전, 첫 회사에 입사할 때 품었던 열정과 의욕을 떠올리며 ‘신입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열심히 배우자!’ 결심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두 번째 회사 생활이지만, 예상보다도 많이 새롭고 달랐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업무 진행에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까지..


그간 제 나름대로 쌓아왔던 노하우들도 마치 리셋되는 느낌이었죠. 신입도, 경력직도 아니라는 혼란이 저를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공채 신입으로 입사했던 때와 사뭇 다른 팀원들의 반응, 그만큼 새로운 팀원들에게 확실하게 인정 받아야한다는 압박에 위축되곤 했죠.

결정적으로, 제가 괴로웠던 가장 큰 이유는 더이상 신입같은 열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게 저의 100%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았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모든 부담감에 제가 많이 지쳤습니다.


전 이미 한바탕 굴곡진 회사생활에 치여 이직한걸요. 그런 제게 신입의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들 때쯤,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역시나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친구와 이직 후의 부담을 토로했죠. 그러다 제가 물었습니다.


나는 벌써 힘이 드는데,
아직 여기서 내 실력은 입증하지 못한 것 같아. 어떡하지?



아주 솔직한 저의 심정이었죠. 그러자 친구가 답했습니다.


그거 너무 잘하려는 강박 때문에 힘든거야.
그런 마음 좀 버려도 돼.”


친구는 그 부담을 내려놓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죠.


그말을 들으니 제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간 스스로를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이 저를 짓눌러 왔으니까요.

얼마 지나, 어김없이 제가 맡은 일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스스로 결과물이 아쉽다고 말씀드리자 선배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죠.


“조금씩 개선시키면 돼요~ 잘했는데 욕심도 많으셔!”


어쩌면 욕심이 앞서 제 자신을 몰아세운 건 아니었을까요. 이젠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연습도 해봐야겠습니다.


-Editor_롤라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가 사실은 두려웠던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