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아내가 진행하던 한국어 과정 수료식
해외에 살 때 그 나라의 사정과 상황은 언제나 관심이다.
라오스에서도 처음 1년 간 비자 문제가 처리가 지연되어 한 달에 한 번씩 차로 열 시간이나 걸리는 수도에 다녀오거나 가까운 태국에 나갔다 오던지 해야 했다.
UAE에 있을 때도 꽤 오랫동안 차로 왕복 6시간 이상 걸리는 국경에 가서 비자를 다시 갱신해 오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 나라의 외국인 정책이나 비자 정책, 또 나라 경제 사정에 따라 환율 변동 등은 외국에 살 때 직접 생활과 연관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내 마음과 정서에 더 영향을 미치는 건 한국의 소식이다.
한국의 중요한 뉴스나 소식은 외국에 있어도 한국에 있을 때와 큰 차이 없이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
그건 내가 외국에 살고 있어도 한국 국적의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같은 한국 사람이어도 아예 외국 국적을 가지고 완전히 그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의 마음은 또 다를 것이다.
외국에 살거나 다녀보면 한류로 인한 한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89년에 처음 유럽 배낭여행을 갈 때는 한국을 아예 모르거나 6.25 전쟁 정도만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88년에 올림픽을 했지만 그것을 잘 기억하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진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89년만 해도 북한 사람이냐 남한 사람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02년 월드컵 이후에 한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였다.
월드컵 열리던 해 가을 유럽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가는 데마다 사람들이 한국 축구 이야기를 하며 난리였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유학생들이 숙박하던 곳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 차를 타며 한국 핸드폰으로 한국 음악을 듣는 외국인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그 이후 라오스에 살 때나 UAE에 있을 때는 한류로 인해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두바이 공항에 입국할 때는 필리핀이나 그곳에 근로자로 주로 오는 서아시아 국가들 사람들과는 입국하는 공항 자체가 아예 다르고 그 차별도 피부로 느껴질 만큼 심하다.
두바이 공항 입국장에 도도하던 심사관도 한국 여권을 내밀면 ‘안녕하세요’라고 웃으며 인사할 때가 많았다.
외국에서 한국 아이돌 스타 가수 노래를 부르며 아느냐고 물을 때가 많은데 몰라서 민망한 적이 많다.
해외에 있을 때 한류 스타가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한류의 열풍이 있고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은 만큼 해외에 있을 때 책임감도 크다.
여행을 가든 해외에 거주하며 살든 우리 각자가 민간 외교관이라는 마음 가짐이 필요하다.
한국 사람에 대해서 대부분 거부감이 없는 건 우리가 그들을 침략한 역사가 없고, 오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건 오만한 사람들을 환대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외국인에게뿐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돈이면 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어디서든 물을 흐리는 사람이다.
최근에 한국에서 있었던 잼보리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안 좋아질 수 있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흥이 나고 신명 나면 그 흥에 누구도 함께 동참하게 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진 것 같다.
이제 ‘대~한민국’ 구호와 ‘말춤’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고 따라 하고 싶은 구호가 되지 않았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다.
이제 해외여행이 일상이 되고 한국에 찾아오는 외국인도 어디서나 만나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인이 외국 사람들에게 오만한 인상이 아니라 웃으며 다가가고 맞이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자원하나 없고 사람이 자원인 나라이니 우리가 만나는 외국인에게 우리의 이미지가 국격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주인공임을 자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