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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Oct 10. 2024

장가간 아들 저녁 차려주는 이유는


장가간 아들 저녁 차려주는 이유는          



요즘 장가간 아들이 한 달 동안 집에 와서 같이 살고 있다.

아들 부부에게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아들이 해외에서 일을 하가다 갑자기 본사로 와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며느리는 아직 해외에서 하던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아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원래는 우리 집은 좁아서 한국에 와서 집을 구할 때까지 처갓집에서 지내려고 했는데 아직 며느리가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위만 그 집에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갑작스럽게 9월 초부터 장가간 아들이 집에 와서 같이 지내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아들은 초등학교를 마치기 전에 한국을 떠났었기 때문에 한국에 친구가 별로 없다.

그리고 요즘은 회사에서도 퇴근 후에 회식을 하는 문화가 아니기에 대체로 집에 일찍 온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대략 6시 반에서 7시 정도면 집에 오는 편이다.

나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5시 반에서 6시 정도면 집에 오지만 그 시간에 아내는 집에 없다.

아내는 어린이집 연장반 교사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치고 집에 오면 대략 8시 정도가 된다.          



올봄부터 아내가 어린이집에서 일을 시작하고는 저녁은 혼자 간단히 해결했었다.

그런데 아들이 한국에 와서 집에 있게 되니 아내가 일을 가기 전에 이것저것 반찬을 준비해 놓는다.

그러면 나는 와서 아들이 올 때쯤에 맞춰 저녁을 차려놓고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매일 음식이 달라도 바뀌지 않고 항상 먹게 되는 밑반찬은 멸치볶음이다.

아들이 결혼한 후 잠시지만 이렇게 아들과 함께 지낼 기회가 생길 것은 생각지 못했었다.  

그래서 아내도 아들을 위해 반찬이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을 기쁨으로 하고 나도 즐겁게 저녁상을 차린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지금도 우리가 가면 언제나 손수 한 상 가득 준비하기를 마다하지 않으신다.

아들의 저녁을 차려주면서 부모님의 자녀를 향한 그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곧 다시 아들 가족과 식사 한번 같이하는 일이 쉽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아들과 저녁을 함께할 저녁상 차리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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