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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구리 Jul 28. 2023

여섯 번째 코드: 법률과 정책

7가지 코드 - (6)

[25장] 반독점

: 더 좋은 제품, 전략, 브랜드를 통해 독점 지위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시장 지배력 우위를 악용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것은 경쟁을 저해하고, 혁신과 스타트업 창업을 저해하기에 제지를 받아야 한다.


독점 기업이란

- EU: 모든 기업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대상 기업만큼 효율적인 경쟁자가 있다면 대상 기기업과 동일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As Efficient Competitor, AEC 테스트)

- US: 소비자 후생에 초점을 두어 가격 폭리를 취하지 않고, 낮게 유지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다만, 아마존은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손해 볼 정도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며 소규모 업체들을 초토화 시켰는데, 소비자 후생 기준에 따르면 아마존은 독점기업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예시로는 다년 간의 적자를 감수하고 로켓 배송을 실시해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있겠다.


독점의 안좋은 예시1: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윈도우를 번들로 묶어서 무료로 제공하며 브라우서 시장 독점을 꾀했다.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수용 - 확장 - 전멸' 이었다. 시장의 표준 기술을 수용하고, 호환되지 않는 기능을 추가하여 확장, 결국 경쟁자를 전멸시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모든 브라우저는 시장 표준인 HTML과 호환이 가능하나 (수용) - 익스플로러에서만 실행 가능한 액티브X를 제작 (확장) - 불편함을 느낀 사용자가 넷스케이프에서 윈도우로 바꾸도록(전멸) 유도했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때 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혁신에 힘을 쏟았으나, 익스플로러 6의 시장 점유율이 94%를 넘어간 이후로는 브라우저에 중대한 변화가 없었다. 결국 미국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반독점으로 소송을 걸었고, 빌 게이츠가 사임하며 분할은 막을 수 있었다. 덕분에 2000년대 초반에 스타트업 붐이 일 수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표준형식을 따르며 다른 툴과 호환되는 파일 형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EU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본 브라우저를 익스플로러로 설정하는 것도 독점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 여러 브라우저에 대한 선택권을 주도록 변경했다. (Browser Choice.EU)


독점의 안좋은 예시2: 구글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지도와 크롬을 선 탑재했다. EU는 이것이 경쟁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제품을 강제로 함께 판매하는 끼워팔기 행위라고 보았다. 제품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번들링 전략에서는 낱개 구매도 가능하나, 끼워팔기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2010년대 크롬이 최대 웹사이트로 떠오르며 에어비앤비, 그루폰 등 일부는 크롬에서만 작동되도록 서비스를 설계했으며, 구글 어스와 같은 자사 앱과 구글 드라이브의 오프라인 저장 등 주요 기능을 크롬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사용자를 웹에 종속시켰다. 엣지, 브레이브, 비발디 등 경쟁 웹은 크롬을 뼈대로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핵심 기능에 대한 결정권은 크롬이 가지고 있기에 독점 행위로 볼 수도 있다.

브런치, 인터넷에서도 작동시에 크롬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었다고 안내가 나옴


독점의 안좋은 예시3: 메타

    메타는 탑 소셜 미디어 4개 중 3개(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를 소유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 매출의 8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2019년 기준)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메타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없어 광고비를 자유로이 책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독점 기업의 면모를 보인다. 실제로 광고 슬롯 개수를 통제하여 광고 노출은 +15% 증가했으나 광고 수익은 +29% 증가했다고 한다.

    메타는 인수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데스크톱 중심의 페이스북을 위협하던 모바일/이미지 중심의 인스타그램 인수(2012년)했으며 페이스북이 진출하지 못한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특수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였던 왓츠앱 또한 인수했다.(2014년) 더불어 스냅챗의 핵심 기능이었던 스토리를 인스타그램에 적용하면서(2017년) 스냅챗의 성장을 훔쳐오기도 했다. 경쟁자를 없애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독점 기업이 되어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인수 전략이 메타의 실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용자들이 서로 연결되면(팔로우) 체류시간이 늘고 자연스레 신규 사용자가 유입되어 서비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게 된다.(네트워크 효과) 새로운 서비스에는 아직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았기에 사용자 유출도 막을 수 있다. 독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인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동하여(데이터의 이동성) 이를 방지하자고 의회에 건의한 것은 독점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빅테크가 책임을 피하는 방법

    독점 기업으로 낙인 찍혀 규제 받지 않기 위하여 인접하지 않는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있다. 검색엔진인 구글은 유튜브를, 클라우드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링크드인을, E커머스 강자 아마존은 트위치를 인수했다. 동일 분야가 아니라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규모가 작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이 아직 성장하기 전에 인수하여, 큰 규모의 인수를 위주로 보는 당국의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가장 클래식한 방법으로는 골대 옮기기가 있다. 시장의 규모나 업종을 재정의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것이다. 구글을 검색 엔진이라고 보았을 때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하지만, 디지털 광고 매체라고 한다면 시장 점유율은 36%까지 낮아진다.




[26장] 지적재산

- 저작권: 저작물을 만들고 공표한 순간부터 저절로 생기며, 사후 70년까지 유효하다.

 

- 트레이드마크: 특정 브랜드의 고유한 상징이나 로고 등을 포함, 상표를 등록해 배타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 특허: 새로운 기술이나 발명품에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최대 20년까지 유효하다. 해당 특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가진 기업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공격적 특허와, 경쟁자의 특허 신청을 방어하는 방어적 특허가 있다. 특허와 기업 비밀은 트레이드 오프 관계에 있다. 특허 출원시 경쟁자도 기업 비밀을 세세하게 알게되나, 출원하지 않을 경우 경쟁자가 특허를 선점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EU에서는 타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링크하거나 노출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저작권자에게 제대로 보상하지 않는다며, 링크를 노출할 때마다 일정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링크세를 도입했다. 그러나 오히려 노출이 줄어들어 타 웹사이트가 해를 입는 결과를 낳았고, 테크 기업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링크:  구글 "EU 링크세 강요 땐 구글 뉴스 폐쇄" - 머니투데이 (mt.co.kr)




[27장] 플랫폼의 법적 책임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가 저작권법을 위반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테크 기업이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충분히 신속하게 삭제한다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주류 의견이다. 통신 품위법 230조(1996년)가 적용되며 콘텐츠를 검열하더라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얼 저작권법(Digital Millenium Copyright Act, DMCA)은 저작권자 요청시에 삭제할 것만을 요구하지만 EU 저작권 지침 제 17조는 요청시 뿐만 아니라 테크 기업이 능동적으로 정찰하여 삭제할 것을 요청한다.

    외국 사이트에도 법적 규제를 마련하기 위하여 온라인 불법복제 방지법(Stop Online Piracy Act, SOPA)이나 지식재산 보호법(Protect IP Act, PIPA)이 발의되기도 하였으나 강력한 검열로 표현의 자유가 억제된다는 사유로 결국 철회되었다. 규제를 세울 때는 규제 대상을 명확히하고 실효가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다만 플랫폼을 통해 사기, 불법 행위(마약, 성매매), 자살 방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EU에서 시행 예정인 디지털서비스법(DSA)가 대표적이다. (2024년)

참고: EU,‘디지털 서비스법’위반 시, 구글·유튜브·페이스북 등 대형 플랫폼 매출의 6% 벌금 | 서울경제 (sedaily.com)




[28장] 프라이버시

    EU는 가장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유출시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 사용자의 동의를 요하며, 수집한 데이터의 종류와 통제권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야하며, 최소한의 데이터만 수집하도록 한다. 사용자 데이터를 넓은 범위에서 사용하여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을 고유하게 특정할 수 있는 정보 외에도 생체 인식 데이터, 인종, 성적 취향 같은 민감 정보도 포괄한다고 본다. 데이터 수집 허용을 디폴트 값으로 설정하는 것도 강제라고 보며, 사용자 동의 여부에 따라 특정 기능을 배제해서도 안된다.

(좌) 유튜브, 시청기록을 꺼두어도 (데이터 수집 미동의) 전 기능 사용 가능 (우) SSF, 고객 동의를 위하여 마케팅 활동 전개



    이러한 규제는 데이터를 보관하고 정리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음성 제어 기기들은 사용자의 음성 정보를 수집하는데 그 양이 방대하여 목소리 프로필인 성문(voice print)를 생성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실제 목소리 파일 대신 사용한 단어만 전달하거나, 목소리를 기계음으로 변환하여 저장하는 등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잘못 처리된 질문을 파악하기 힘들거나 하드웨어 비용이 커지는 단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제품과 아이디어는 종종 빅데이터 혹은 머신러닝을 활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도록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떄로는 사용자 신뢰와 안전에 대한 리스크가 제품의 기능의 장점을 능가하기도 한다. 개인정보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로 틱톡 등 중국 기업의 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 중 하나이다.)


    데이터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제 3자에게 데이터를 넘겨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회사들은 금융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관심 분야를 분석하고, 광고의 타깃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컨설팅 비즈니스를 부업으로 하기도 한다.

    

    데이터는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되어 발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 키를 가지고 대화를 해독할 수 있다. 중간에 대화를 탈취하더라도 해독이 불가해 보안이 매우 높다. 그러나 범죄 예방 등을 목적으로 암호를 해독하고 메시지를 읽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버그를 정부 기관 등에서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버그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암호화를 포기하는 것과 비슷하기에 애플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종단간 암호화를 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현존하는 서비스를 암호화 하는 것은 쉽지 않다.




[29장] 긱 이코노미의 고용

    긱(gig) 노동자란, 기존의 풀 타임 계약직과는 달리 짧은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근무할 수 있고, 고용자나 고객 입장에서는 니즈에 맞게 유동적으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업 안정성이나 건강보험과 같은 복지가 없어 바람직하지 않은 근무 형태라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비판에 힘입어 캘리포니아에서는 긱 노동자에게도 정직원 수준의 보호를 해주는 ab5 법안을 통과시키도 했으나, 오히려 긱 노동자의 유연성이 파괴되고 기업의 인력 부담을 늘리는 결과를 낳으며 주민 투표로 폐지되었다.




[30장] 접근성

    미국은 장애인법(ADA)의 적용 범위를 온라인 플랫폼까지로 확대했다. 물리적 공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공간에서도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윤리적인 이야기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6,000만명의 미국인은 어떤 형태로든 장애가 있고, 부상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장애를 얻는 경우도 있다. 사용자가 많은 시장이기에 전략적으로 사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장애인들만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다. 영상 자막은 청각 장애인을 위해 도입되었으나, 시끄러운 공항에서 TV를 시청할 때 모두가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엑스박스의 어댑티브 컨트롤러도 좋은 예시이다.

Introducing the Xbox Adaptive Controller - YouTube


접근성이 있는 제품 만들기 (POUR)

- Perceivable: 시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을 통해 해석 가능해야 한다.

- Operable: 마우스, 키보드, 목소리 등 가지고 있는 도구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어 가능해야 한다.

- Understandable: 쉬운 언어로 설명하며, 에러가 없고, 일관되게 작동하여 예측 가능해야 한다.

- Robust: HTML5 등 일반적인 웹 표준에 따라 개발 및 작동 되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여러 국가의 규제에 맞춰 기업용 제품을 만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규제의 프레임워크에 따라 개발할 수 있었고,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슬랙보다 늦은 2017년 출시되었으나 규제를 잘 활용해 슬랙을 스타트업 및 소규모 비즈니스 시장으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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