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위한 패션은 계속된다.
If you truly love nature, you will find beauty everywhere.
당신이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모든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것이다.
- Laura Lngalls Wilder -
어쩌면 우리는, 눈에 머무르는 자연의 익숙함에
그들을 애써 외면해왔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 휴가마다 가족들과 함께 산 정상에 올라
발 아래 펼쳐진 초록 바다를 눈에 담으며
자연은 영원하다는 망각에 빠지기도 했다.
엄마 손잡고 오르던 뒷산은 아파트가 되었고
자주 거닐던 오솔길은 뜨거운 아스팔트로 묻혔다.
우리의 살갗이 닿는 모든 부분에서
자연의 향기가 옅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인간의 무한한 욕심과 낭비는
자연과의 공생을 꺼뜨려 왔다.
숨 가쁘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조용하게 순리를 맞춰가는 건, 오직 광활한 자연뿐이었다.
하지만 발맞춰 가는 인간과 자연은 서로에게 녹아 들어
아름답고 실용적인 우리의 멋을 새롭게 선사한다.
그 중 바람을 타고 날려오던 아늑한 풀내음들이
이젠 우리의 멋에 스며드는 중이다.
수많은 멋의 방식들 중
‘식물’과 함께 비건 제품들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우리 품 안의 식물을 다시 자연의 품으로"
대학 진학 후 패션을 공부하며
우리가 추구해오던 맵시들은
그저 인간만을 위한 ‘겉치레’였음을 느꼈다.
윤기 나는 밍크코트 앞에 서면 우리가 앗아온 것들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씁쓸함이 남았다.
하지만, 여기 ‘올버즈’는 우리는 우리 품 안으로 들여온
식물들을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올버즈’는 획기적인 기술로
자연과의 공생을 추구하는 신발 브랜드이다.
자연을 그대로 사용해 인간만이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목적 있는 순환을 만든다.
세계 최초로 브라질 사탕수수로 만든 직물인
스위트 폼(SweetFoam) 소재를 사용하고
100% 천연 식물 유래의 가죽인 ‘Plant Leather’와
유칼립투스에서 추출물로 만든 니트를 신발에 담는다.
말 그대로 ‘자연을 신는다’고 표현할 수 있다.
더불어 플라스틱 끈을 재활용에 만들어진 신발 끈까지.
이 정도면 신발 한 켤레에
지구를 위한 노력이 가득 담겨있다.
올버즈의 대표 상품인
‘PLANT LEATHER SNEAKERS’는
신발의 수명이 다하더라도 갈아서 재활용하거나
산업용 퇴비로 처리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다시 말해 자연을 품고 자연에 그대로 돌려주는 셈이다.
이렇듯 서로가 윈윈하는 ‘대여 시스템’은
더 많은 자연을 품을 준비가 된 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실리콘 밸리 개발자들의 신발이라고 불리는 ‘올버즈’는
버락 오바마, 래리 페이지 등 세계 유명인들에게도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신발이기도 하다.
발 아래 자연을 만끽하며 캐주얼한 무드를 뽐내고 싶다면, 이제 신발장에 손을 뻗어 자연을 신어보자
"선인장의 무한한 변신"
가장 신선한 변신은 무엇일까?
동화에 흠뻑 젖어 있던 어린 시절엔,
알라딘의 요술램프 속 지니만큼
변신의 귀재는 또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존재가 등장했다!
바로 ‘메이크디’의 선인장 가죽이 그 주인공이다.
까탈스럽게 보이던 뾰족한 가시에 둘러싸인 선인장은
부드러운 가방이 되어 누군가의 포인트 코디가 된다.
선인장 가죽은 선인장 추출물과 염료를 혼합해
PU 가공을 거쳐 제작된다.
PU 가공은 방수효과가 좋고, 튼튼한 성질을 갖도록
도와주는 제조 기술이다.
보통은 인조가죽과 고무를 만들 때에도 많이 사용한다.
이처럼 메이크디는 순수한 자연 재료에
신기술을 입혀 자연의 상품을 선보인다.
메이크디의 선인장 가죽은 소가죽만큼 탄탄하다.
이미 메이크디는 동물 가죽을 대체할 새로운 재료들이
등장하는 가죽 시장의 패러다임에 발맞춰 걷는 중이다.
그 외에도 환경을 생각한
친환경 실리콘 가죽도 선보이고 있다.
이 실리콘은 모래의 주요 구성 요소인
천연 실리카로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 재료로 탄생한다.
무독성에 내구성까지 강해 유아용품에도
숨결이 닿는 소재이다.
이처럼 메이크디는 식물들을 우리의 삶에
더 가깝게 불러들일 유망주로 자리잡았다.
허나 선인장 가죽 사용은
친환경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석유화학으로 만들어진
폴리우레탄 가공 제품이
‘친환경’ 제품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선인장 위에 입혀진 건 결국
폴리우레탄을 비롯한 화학성분이라는 점에서
‘과연 친환경의 기준은 어디까지 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통과 함께 피어오르는 새로운 패러다임"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패션계에서는
새로움과 익숙함의 사이에서 ‘의외성’을 찾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옷이란 습윤성과 오염도가 낮아야 하며
착용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 이 모든 기본 원칙을 벗어난
‘한지’를 패션세계로 이끌었다면?
강렬한 발상을 실현해 우리만의 것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한원물산’을 소개한다.
한국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한지의 주재료는 닥나무이다. 하지만 한지의 재료로만 쓰이던 일년생 닥나무가
이제는 그 한계를 넘어설 문턱에 도달했다.
닥나무로 만들어지는 한지는
더 이상 종이가 아닌 가죽으로 쓰인다.
시골 할머니 댁의 문풍지에
몰래 구멍을 뚫었던 경험자로서
한지로 만든 직물은 정말 상상도 못 해본
미심쩍은 창조물이라 느꼈다.
하지만 한원물산에서 자체 개발한 원단인
한지 가죽, ‘하운지’는
수용성 코팅 작업을 통해 방수기능 보유하고 있다.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에 면, 레이온 등을 접합해
독성이 없는 친환경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또한 인조 가죽보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땅 속에서도 쉬운 분해력을 가진다.
한원물산의 하운지를 사용한 상품 브랜드로는
페리토, 모노로우 등이 있다.
지구와 생태계를 보호하려 시작된 개발들은 이젠
아름다움은 물론 기능성까지 놓치지 않는다.
신기술 발전을 힘입고 공생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헛되이 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지구와 손잡고 맞이해 갈 세상 또한 가까워지는 듯하다.
하지만, ‘비건’제품을 사용하며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건 아니다.
‘친환경’은 엄연히 ‘비건’과는 다르다.
앞서 소개한 올버즈, 선인장 가죽, 한지 가죽 모두
제조 과정에서 현대의 숨결이 묻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비건 패션’, ‘비건 가죽’ 중에서도 화학 소재가
많이 들어간 경우도 있어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그래서 엄격하게 분해가 쉬운 식물 성분 가죽 또는
일정 이상의 친환경 소재가 포함된 제품들을
진정한 ‘비건 패션’이라고 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패션은 자연과 달리 머물러 있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의 걸음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존재이다.
이제는, 식물이 가득한 옷장을 열어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