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글쓰기 노트 9

글쓰기의 과정-실습 2 구상과 표현 사이

by 이란

종이 위에 발자국에 관련된 내용들을 끄적이다 주제를 정했습니다. '발자국처럼 영혼에 추억이 새겨진다.' 이제 개요를 짤 수 있습니다. 웹소설처럼 특별한 반응을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글은 3단 구성을 기본으로 합니다. 도입, 본론, 결론이 그것입니다. 이때 비율은 1:3:1이 적당합니다. 즉, 서론 1: 본론 3: 결론 1입니다. 옷의 황금비율처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즉,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 원칙을 파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에세이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개요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이전에 브레인스토밍을 했던 노트를 바라보다 그에 관한 에피소드를 정리 및 확장하여 아래와 같이 개요를 구성합니다.


서론-늦은 오후의 식사 중에 고모를 생각하다

본론(1)-그리움 속에 만남을 준비하다

본론(2)-오해 속에 멀어지다

본론(3)-추억 속에 다시 만나다

결론-전화통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다


에세이의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논설문이나 보고서의 경우에 특히 위에 3단 구성을 기억하면 도움이 됩니다. 논설문이나 보고서라면 주제를 지지하는 논거 중심으로 본론을 촘촘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에세이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자료 조사를 필요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브레인스토밍 시에 인터넷을 통해 발자국의 사전적 의미를 되짚어 본 정도입니다.


구상을 마쳤다면, 표현할 차례입니다. 위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의 에세이를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 비중을 살펴보면 서론 2장, 본론 6장, 결론 2장으로 마무리하면 될 듯 합니다. 표현은 순전히 각자의 방식으로 쓰여지게 됩니다. 저는 이 글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론과 결론은 현재의 시점으로 본론은 과거의 회상으로 구성할 생각입니다. 앞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은 자신의 발자국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습니다.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 나라는 자아이기 때문입니다.


기억 속에는 안 좋은 일도 좋은 일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관계에 대해 판단할 때 그것은 과거에 대한 고찰을 의미합니다. 현재 맺고 있는 관계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과거 속에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와의 발자국, 즉, 지난 흔적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고모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시간 속에는 사계가 흐릅니다. 20대에 어학 공부와 취업 때문에 사회에 자리 잡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내 인생을 온전히 꾸려나가는 것도 벅차서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제는 만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고모를 찾았습니다. 시간이 만든 벽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보이지 않게 존재하였습니다. 만남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했던 시간 속에서 고모가 필요한 순간에 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해가 있었고 최근 한동안 소원했습니다. 만나지 않으면 부딪히지 않으리라 여겼지만 어느새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든 것입니다. 대학원 중간고사를 마치고 오후에 늦은 식사를 하며 고모를 생각하다 연락을 했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정히 받아주는 고모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고요한 연못의 수면 위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일어납니다. 그 파장은 수면의 본질이 아니라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인 흔들림입니다. 그것이 본질이 아닌 흔들림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과거의 시간 속에 존재합니다. 고모는 나를 좋아하고 내게 좋은 추억을 남겨준 소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던져진 돌이지 연못 그 자체가 아닌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생각 끝에 나는 고모에게 전화를 하였고 모든 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는 나만의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이러한 생각의 흐름을 담아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하고자 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글로서 표현된 한 편의 에세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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