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근사하게 외식을 하고
예쁜 커피숍에서 차 한잔을 했다.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며 남편 얼굴을 보았다.
그 어때보다 평온한 얼굴이다.
원래 온화한 미소가 장착된 사람.
남편의 평온한 심리는 그대로 내게 전달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소소한 기쁨을 나누었다.
차를 마시고 나오면서 바로 옆에 보이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올리브영에 들어갔다.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서로가 필요한 물건을
골라서 담았다.
연한 립스틱을 바르며 남편에게 물었다.
"립스틱 색깔 어때?"
"아주 좋은데 괜찮아~"
"이거 있잖아..."
"얼굴에 붙이는 팩,
좋아 보이는데 한번 사볼까?"
남편이 그것을 손에 들고는
해맑게 웃는다.
행복한 모습이 가득 들어있는 남편 얼굴에서 우리가
풋풋했던 시절,
처음 만났을 때 해맑은 모습이 보였다.
남편 얼굴에서 행복이 보인다.
지나고 보면
꼭 행복해지고 싶어 하면 반대로 쉽게 행복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정쩡한 자존심을 고집하던 때가 있었다.
더 큰 행복을 막연하게 찾다가 행복이 온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린 때가 있었다.
일부러 행복을 모르는 체할 때가 있었다.
살다 보면 소소한 행복은 행복이 아닌 것처럼 스스로 파괴시키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때로는 나만의 쇼윈도에 행복을 등장시키고는 과한 자신감의 표현이 낮은 자존감의 반증이듯
지나친 행복의 전시는 불행의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 곰처럼 미련하게 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넓게 품을 줄 아는 인지의 능력이 부족했던 탓인데 말이다.
행복은 꿈꾸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느끼는 것인데 괜한 것에서 자존심의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작은 것에 행복이 있는 것인데 알면서도 애써 밀어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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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의 촉촉한 촉감과 향긋한 내음에 나도 모르게
행복한 기분에 잠긴다. 남편의 해맑은 미소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포근포근한 행복을 느낀다.
쓸데없는 걱정이 가득했던 내게 어느 순간부터
유순한 삶이 자리 잡은 것도
오랜 시간이 알게 해 준 것들이다.
립스틱을 고르며 행복해하는 일들이 순간적인
만족이고 기분전환의 일시적인 감정일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행복은 존재하지 않으니
순간의 행복을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그래도
소소한 행복을 내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과
나의 주변에 이미 행복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또 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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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이 별것 아니다. 가까운 이들과 순간을 행복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삶의 지향이면 되는 것이다.
행복할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진정한 행복이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사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스스로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사소한 사치를 누리면 되는 것이다.
멀리 있지 않는 행복을 취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