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를 어디까지 믿어야 되는걸까?
"특정 언론사가 공정하지 않고, 편파적인 기사를 내보내도 상관없다.
과거와는 다르게 무수히 많은 언론사가 생겨났고, 언론의 역할을 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안이 많으므로 문제 있다고 생각되는 언론사는 무시하면 그만이다."
미국의 47대 대통령이 당선됐다.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던 우리나라 언론사들의 기사와는 다르게 압도적인 차이로 '트럼프'가 승리했다.
그러고 나서 예측이 왜 이렇게 크게 실패했는지 분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엎치락뒤치락 혼란이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맞을 확률은 60%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내의 여론조사를 객관적으로, 조금은 더 정확하게 분석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틀릴 수가 없었다. 미국 내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많은 곳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유력하게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트럼프를 극도로 경계한다. 우리나라 정서 상 막말을 좋아하고, 기행을 일삼기도 하는 예측불가한 인물은 선호하지 않는다. 게다가 트럼프의 지난 행보는 북한에게 손을 내밀었었고, 앞으로도 북한을 열린 자세로 대할지 모른다. 이건 현재 우리나라 집권 세력인 보수 정권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정치적인 이유에서였을까, 우리나라 언론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낮춘 기사를 많이 내보냈다. 이런 일은 4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vs 민주당의 '힐러리' 대결에서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힐러리'의 압승을 예상했고, 트럼프는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식의 기사를 썼다. 국내 뉴스만 보던 나는 당연히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언론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를 선별하고, 사회 이면의 본질을 독자에게,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적어도 사전적 의미는 그렇다. 그러나 시대가 다변하면서 언론사는 자본 없이는 생존할 수 없고, 자본은 기업의 광고로부터 조달받는다. 그리고 기업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정부 혼자서 나라를 잘 살려보겠다고 잘 살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기업과의 협조, 협력이 필수인 시대다. 그래서 더 이상 언론사는 독립적이지 않다.
다행히도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언론사가 등장했다. 독자들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언론사, 또는 언론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개인 채널, 언론인을 표방하는 채널 등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곳이 생겼다.
그러면 기존의 대형, 공영 언론사들이 정부나 특정 기업에 편향적인 기사를 쏟아내더라도, 반대되는 기사를 내보내는 채널들이 있으니 괜찮은 걸까?
대답은 'No'다.
언론사는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뉴스가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 그마저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렇지, 일반 사람들은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 편향적인 뉴스를 접하기 더 쉬운 세상이 돼버렸다. 그만큼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세상이 되어간다.
이런 시대에는 아무리 공정한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사들이 생겨난다고 하더라도 공정한 뉴스가 되지 않는다. 이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언론사들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언론사들이 한 곳도 빠짐없이 스스로 철저하게 공정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이것은 불가능하다.
언론의 자유가 개인의 알 권리를 주물럭거릴 수 있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