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미 이치로
[일과 인생]
책 제목은 정말 간단하고, 당연히 일과 인생에 대하여 쓴 글이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읽을 때,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책도 반드시 깨우침이 있을 거라 믿고 읽었다.
각 장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누가 읽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편하게 쓰인 글이었다.
1장에서는 인간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2장에서는 퇴직한 뒤 일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의 일까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즘 시대에 일한다는 것의 의미.
3장에서는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4장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하는 게 좋을지.
우리는 왜 살면서 일을 해야 할까?
왜 일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을 해야 할까?
일하기 위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일하는 걸까?
일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복권에 당첨된다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 정말 좋을 텐데.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수도 없이 이런 생각들을 하며 산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놔 봐야 누구나 비슷한 처지라 명료한 답을 얻은 수도 없고, 매번 같은 이야기만 하다 허탈하게 헤어진다.
잘 살기 위해 일한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런데 일을 한다는 것이 쉬우면 좋을 텐데 왜 이렇게 힘드냐는 거다.
[일과 인생]은 그 어떤 위로나 조언보다 확실한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의 핵심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공헌감”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일함으로써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타자를 위해 쓰고 타자에게 공헌한다. 타자에게 공헌하면 공헌감을 느끼고, 그럼으로써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일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35p.)
“집안일은 결코 희생적인 행위가 아닌, 가족에게 공헌하는 행위다. 집안일을 함으로써 가족에게 공헌할 수 있고, 그러한 공헌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다.“
(68p.)
“공헌감을 느끼지 못해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은 집안일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71p.)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 인간은 인간관계 안에 들어갈 용기를 내고, 인간관계 속에 있을 때야말로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81p.)
공헌감을 통해 가치를 느끼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지만, 직장 내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과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좀 더 젊었을 때, 일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았을 때 읽었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지금은 일과 인생에 대해 고민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경험과 생각이 누적되어 어떤 부분은 깨달은 바가 있다는 정도랄까.
읽은 후, 좋은 책이었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고 해서 함부로직장 내 후배들이나 동료에게 조언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대가의 책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것이지 내가 해주는 조언에 누가 귀를 열고감사히 듣겠는가. 그냥 일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 후배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는 것으로 마음을 전달하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