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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아범 일기 Feb 05. 2024

#13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

(494일째 기록)

결혼 전, 첫 부산 여행에서의 우리. 풋풋하고 싱그럽다.


사람은 변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고 외쳐도 변하지 않는 게 사람의 성정과 성격이라 생각했다.

특별한 날을 대하는 자세가 더욱 그랬다.

생일 자정에 축하를 받고 싶어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낌없이 불편함을 표현했다.

20대의 뾰족한 모습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뭇해진 턱과 약간 그늘진 눈밑보다, 닮아가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 우리.


쌓이는 카톡의 선물과 축하 메시지보다 더 반가운 것들이 생겼다.

아이의 건강한 아침 인사와 미소. 아내가 만들어주는 아침주스.

"오늘 하루도 주님과 함께."라고 건네는 출근 전 인사.

함께 먹는 저녁과 물놀이하듯 즐기는 목욕.

새로운 가족들이 건네는 안부와 연락들.

풍요로운 일상이 쌓여 매일이 생일보다 더 특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2023년 겨울의 우리. 꼭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살아가길.


그러나, 까칠함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정해놓은 레시피대로 요리가 되지 않을 때 압박감을 느낀다.

설거지를 다 했다고 생각하고 돌아섰을 때, 미처 보지 못한 컵이 보이면 짜증이 난다

 내 기준으로 잔소리같은 조언을 들으면 공격받는다고 여기고 정색을 한다.


나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이상으로 분이 넘치게 사랑받고 있을 뿐이다.

변하지 않음을 받아들이며, 받은 사랑을 노력으로 바꾼다.

그리고 믿어보려 한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 8월의 시작에 7월을 돌아보며, 한 달 중 행복했던 순간을 사진으로 추억했던 밤의 이야기.


#봄아범일기 #7월끝 #8월시작 #잠못드는밤글은써지고 #사랑은사람을변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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