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만으로, 충만해진 남자
숙제를 폈는데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은 기분이었다. 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나도 알았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DJ로 일하면서 라디오에 오는 우울증 사연에 감기 같은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때의 내가 부끄러웠다. 정작 내가 당사자가 되니까 큰 병에 걸린 것 같았다. 아내에게 벌컥 화를 냈다. 내가 환자냐. 나를 병자 취급하냐. 씩씩거리는데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봄은 겁에 질려있었다. 엄마에게 하는 말이 귀에 들린다.
“아빠. 진짜 무섭다. 그치. 아빠. 아기였을 때도. 화냈잖아.”
20년이 지나서야 부모님과 화해했다. 매를 드는 어머니와 욱하는 아버지를 이해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트라우마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구조요청을 하듯이 친한 작가님을 통해 상담센터를 찾았다.
“누구와의 관계가 제일 힘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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