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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Nov 20. 2023

미국 학생들의 간식을 먹어보았다

간식으로 세계일주

중국 친구가 "슈거"라면서 빨간색 사탕처럼 생긴 몇 개를 주고 갔다. 그래서 내가 캔디냐고 물어보니까 초콜릿인데 먹어보라고 한다. 내가 중국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다르게 영양성분이 제대로 안 쓰여있는 제품들이 있다 보니 가끔 이렇게 아무 정보가 나와있지 않는 제품을 보면 손이 잘 안 간다. 성분도 성분이지만 솔직히 그동안 내가 먹은 미세 플라스틱과 안 좋은 음식들을 생각해 보면 이 정도야 별거 아니지만 무엇보다 맛이 어떨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가끔 특유의 향신료가 첨가된 간식들의 경우 아무래도 내 입맛에는 좀 부담스럽다. 나도 대중적이지 않은 목캔디를 주변에 주고 다녔으니 용기를 내서 먹어보았다. 겉모양은 초콜릿이었지만 안에는 과자처럼 되어있어서 생각보다 식감이 좋았다. 하지만 딱 먹어보니 옛날에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 화장품 초콜릿 맛이 났다. 홍삼 캔디처럼 생긴 포장지와 달리 유치원 시절 먹었던 50원짜리 초콜릿 맛이 나서 좋은 경험이었다.

도대체 너의 정체는 뭘까? 생긴 거나 텍스쳐나 홍삼캔디이다.

이렇듯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유럽 쪽 국가들부터 해서 남미,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정말 나라로 이야기하면 한도 끝도 없고 지역으로만 이야기해도 거의 대부분의 모든 지역의 친구들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모두가 마음에 맞기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내가 느낀 건 문화가 다르더라도 어딜 가든 사람이 생각하는 건 똑같다는 게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나서이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다른 나라의 친구들도 싫어하고 내가 좋아하는 생각이나 행동은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의 친구라고 할지라도 대부분은 비슷했다. 예를 들어 한국 유학생 커뮤니티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은 친구는 어차피 다른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생각하는 건 다 똑같기에 외국 친구에 대해서 어려워할 필요도 없고 다르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휴스턴 가면 꼭 먹어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중국 친구가 준 간식처럼 가끔 입맛에 맞지 않는 간식들이 있다. 솔직히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외국 친구들이 주는 음식이 별로였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간식의 경우 특유의 향이나 맛이 첨가되어 있다 보니, 가끔은 서로의 생각이 다른 적이 꽤 있었다. 예를 들면 목캔디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아재들이나 먹는 것, 또는 누가 그딴 걸 먹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목캔디를 맛있다고 먹어주는 내 친구들을 보면서 참 나도 신기했다. 요즘은 아니고 좀 오래되었지만 미국 여자애들 사이에서는 말랑카우 중에서도 핑크맛 말랑카우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고 내 친구 진 같은 경우는 맥주를 마시지도 못하면서 맨날 미국에서 사면 비싼 테라를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테라는 소맥용이라면서 수입산 맥주를 마시지만 반대로 미국에서는 테라가 좋다면서 마시는 사람도 있으니 신기했다.

친구가 만든 에그타르트인데 맛이 미쳤다

마저 한국 간식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의외로 인기가 없었던 건 말린 고구마였다. 건강 생각하면서도 말린 고구마 제품들 중에서 달고 맛있는 것들이 많은데 미국 애들은 식감 때문인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안 먹을 거면 그냥 나 주지 나름 배려한다고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버린 걸 보곤 사실 조금 마음이 아팠다. 물론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내 주변 친구들의 경우에는 말린 고구마 간식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한국식 빵맛은 아니라는 점

반대로 의외로 인기가 많은 간식은 쌀과자였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빨간색, 초록색 포장지에 들어있는 쌀과자가 인기가 정말 많았다. 일단 중국 친구들한테는 쌀과자가 그렇게 특이하지 않은데 왜냐하면 비슷한 제품들이 이미 많기 때문이다. 중국 친구들한테 간식이나 뭘 주면 가끔 부담스러운 게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이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새로 온 박사생 친구에게 사탕이나 초콜릿을 나눠줬는데 헐레벌떡 자기 자리에 가서는 쌀과자를 한 움큼 집어주길래 1개만 주면 된다고 서로 싸우다가 결국 3개를 받았다. 이때 받은 쌀과자도 우리가 흔히 알던 쌀과자와 모양과 맛이 비슷했고 다른 중국 친구 또한 발표 우승 뒤에 박사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줬는데 이때 준 쌀과자도 다른 브랜드이었지만 우리가 알던 쌀과자와 똑같은 맛이었다. 다만 미국 친구들에게 있어서는 케이팝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새로운 간식임에도 막상 주면 맛있다고 잘 먹어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참고로 쌀과자는 9살 어린애부터 70살 할아버지 친구까지도 다 좋아해 줬다. 한국 간식으로 나눠주기에 가져가기도 편하고 추천한다. 참고로 미국 한인마트에서도 팔지만 한국보다는 비싸다.

초콜릿 m&m 좋아하면 올랜도 디즈니 스프링스로

말이 나온 김에 간식을 권해줄 때 조심해야 되는 친구들이 있는데,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나 소처럼 특정 식재료를 먹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간식을 줄 때 아무래도 성분을 확인해서 주는 것이 좋다. 솔직히 종교적인 이유가 있는 친구에게는 웬만해서는 간식을 권하지는 않는 편이고 그들도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성분을 봤다 할지라도 확실하지 않다면 괜히 줘서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고 유학 온 친구들도 이러한 사정들을 다 알기 때문에 음식에 더 조심스럽다. 다만 반대로 나에게 간식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주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게 중동 대추야자 간식이다. 대추야자를 말려가지고 안에 견과류나 초콜릿 같은 걸 넣은 간식인데, 맛있고 의외로 고급 간식이다. 그러나 내 입맛은 고급이 아닌지 너무 달아서 하나만 먹어도 그다음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분명 그냥 대추야자로 만든 간식임에도 우리가 흔히 먹는 간식들보다도 달다 보니, 하나 먹으면 그만이다. 이래서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대추야자 간식을 먹는 것 같다.

로이스 냠냠

또 다른 경우는 알레르기이다. 이제는 알레르기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하고 간식이나 음식을 나눠먹는 분위기이지만 솔직히 내가 어렸을 적에는 한국에서 친구들한테 "너 알레르기 있니?"라고 물어보고 간식을 나눠먹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특정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제는 알레르기에 대한 부분을 물어보고 간식을 셰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더더욱 그런 게 정말 다양한 알레르기들이 존재하다 보니 아무리 알레르기를 가진 친구들이 사전에 조심한다고 해도 내가 먼저 알레르기에 대한 부분을 물어보고 간식을 나눠먹는 편이다.

왼쪽은 미국 핫도그 오른쪽은 한국식 미국 핫도그이다. 이미 한국식 핫도그는 미국에서 거의 한국식 마라탕급이라고 본다.

이처럼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주에서 온 다양한 미국 친구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의 과 간식을 나눠먹을 기회가 많이 생긴다. 어차피 사람 먹는 거 다 거기서 거기고 종교나 특정한 알레르기에 대한 문제가 없다면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몰랐던 신기한 문화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정말 좋다. 특히 술 파티의 경우에는 한국인의 경우 대마나 다른 마약에 대해서 조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서로 뭔가를 나눠먹기가 사실 부담스럽다. 마치 우리가 돼지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는 것처럼 몇몇 미국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대마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우리가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다. 물론 간식과 티타임을 가지면서도 마약성분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술자리보다는 안전하고 제정신인 상태에서 서로 물어보고 확인해서 먹으면 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너무 달다. 미국 간식을 엄청 달거나 엄청 짜다. 그래서 더 많이 먹는 건가?

간식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지는 않다 보니 간식 사진이 없어 내가 미국에서 먹었던 간식들 사진으로 대체하였다. 참고로 미국에서 로이스 매장이 있다 보니 반가웠지만 가격이 반갑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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