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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Dec 04. 2023

미국 병원과 보험이 무서운 나의 건강관리 방법

보험이 있어도 조심하는 게 좋다.

사실 오늘 주제는 일상을 작성하면서 상반된 입장을 지닌 원장님들의 "귀를 파도 되냐 안 파도 되냐"를 가지고 고민하는 내 생각을 주절거리며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미국 병원과 미국 보험 얘기를 쓰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장기 유학생이 경험한 병원과 보험에 대한 생각을 나눠볼까 한다. 


나는 한국에 갈 때면 아프지 않더라도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검진을 맡는다. 미국에 Health insurance가 있긴 하지만 솔직히 보험료를 내고 있음에도 미국 보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한국에서 치료를 받거나 검진을 받는다. 나뿐만 아니라 미국 유학생 브로들부터 해서 미국에서 일하시는 많은 브로들이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보험을 들고 있어도 어떠한 한 부분에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내 유학 동생들을 생각해 보면 다쳐서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깁스 정도만 했는데도 기본적으로 몇천 불씩 나오고 응급실만 갔다 하면 만불이 넘었던 기억이 난다. 동생들이야 부자니까 상관없지만 9살 때 어머니가 퇴근하실 때까지 나를 돌봐주는데 비용이 든다는 걸 알고 혼자 있는 게 좋다며 밤에 보지도 않던 "투니버스"를 틀어두곤 숙제랑 책을 읽던 스크루지인 내 입장에서는 굳이 병원에 큰돈이 나가는 리스크를 만들지 않고 싶다. 

드디어 미뤄두었던 보조 미러를 붙였는데, 잘못 붙였다고 놀림을 받았다.

사실 비용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 대한 신뢰도 솔직히 좋지 않다. 유학생의 경우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고 생각한다. 도심지에 있는 유학생, 그리고 도심지가 아닌 곳에 있는 유학생. 도심지가 있는 유학생의 경우 다치고 나서 좋은 병원을 찾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도심지가 아닌 곳에 있고 차가 없다면 병원을 가고 싶어도 학교 측에서 허락을 해주거나 다른 차가 있는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Freshman때 바로 차를 사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도 않던 구기 종목을 친구들과 해본다고 깝죽거리다가 결국 새끼손가락을 다친 적이 있었다. 딱 봐도 손가락이 골절이 돼서 뼈가 안 맞아 마치 손가락이 웨이브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차가 없고 신입생이던 나는 국제학생센터에 병원 문의를 했고 캠퍼스 병원에서 외부 병원에 대한 치료 허가증을 받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캠퍼스 병원에서 내 손가락을 보더니 아무 문제가 없다며 부목 하나를 주고 허가증을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다시 국제학생 센터에 가서 문의를 해보았지만 안된다는 답변만 받았다. 사실 그 당시에 내가 잘 알고 있었다면 그냥 병원에 가서 보험처리를 했으면 되는데 신입생인 나는 아는 게 없다 보니 병원과 학생 담당자들의 말을 듣곤 손가락을 그냥 두었다. 문제는 내가 가진 장점이자 단점인 "남을 과소평가 하지 말자. 나보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잘 듣자."가 여기서는 단점으로 작용해 버린 셈이다. 결국 한국에 돌아갔을 때 원장님이 "너의 새끼손가락 뼈는 이미 잘못 붙었어."라며 주먹을 쥘 수 없는 장애를 가졌고 뼈를 다시 부러뜨리고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히도 의경생활을 하면서 운이 좋게 뼈가 한 번 더 부러졌고 손가락은 마법처럼 맞춰졌다. 당시에 열정맨인 나는 물건을 옮기다가 나도 모르게 문제의 새끼손가락이 다시 골절이 되었는데, 나의 부서 경찰 상사분들이 괜스레 걱정을 하셔서 내가 더 죄송했던 기억이 난다.

Anyway, 이 스토리의 본질은 미국에 보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보험을 무조건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야 솔직히 뼈를 부러뜨리고 다시 맞추면 되는 나름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더 심하게 부상을 입고 학교 병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었다면 아마 더 큰일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중국 친구가 주고 간 마라맛 해바라기 씨.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준거야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한다면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이라면 모든 학교 시설에 대한 비용이 이미 지불이 되어있기 때문에 나는 학부생 때부터 Gym을 자주 이용했다. 동일한 시간과 동일한 루틴을 가지고 있으면 매번 보는 사람들이 겹치는데 그러면 좋은 친구들 사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물론 한국인 유학생 친구들이나 동생들과도 같이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에 이것도 나는 추천하는 바이다. 그나마 Gym에서 만난 친구들은 건강을 챙기고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나쁜 친구들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운동을 너무 좋아하는 형들을 만나면 "헤이 원래 근육은 찢어지고나서부터가 진짜야. 기다려봐 내가 아이스 가져다줄게."라며 마동석 형님 같은 팔뚝을 하고선 나의 운동 루틴을 그들의 루틴에 맞추는 무서움을 경험할 수는 있다.

분수대가 고장이 났다. 고양이 분수대에 있는 펌프는 쉽게 고장이 난다.

또한 Gym에서 운동을 자주 하다 보면 건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Gym에 오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Gym에서 일하는 학생들과도 친해졌다. 미국 학교의 많은 시설들은 해당 학교 학생들이 직접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직원이지만 사실상 나와 같은 학생인 것이다. 그래서 Gym에 있는 학생 친구들과도 친해져서 캠퍼스 내의 알바에 대한 추천이나 제안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교내에서 열리는 대회 심판부 터해서 수영장 라이프가드까지 다양한 운동 관련 알바를 Gym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제안받을 수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 관련 교내 알바를 원한다면 정말 좋은 기회라고 본다.

정말 와이프를 사랑하나 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비타민을 잘 섭취하는 것도 좋다. 미국에서 야채 하면 샐러드이지 한국처럼 나물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다. 그리고 유학생 특성상 밥을 챙겨 먹기가 쉽지 않다.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보니, 대충 밥을 때우는 경우가 많다. 미국 학생들 기준에서 땅콩잼에 빵쪼가리가 충분한 점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걸 보고 놀랐다. 반대로 내 점심을 보고 미국 애들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건강을 챙기는데 비타민이 정말 좋다. 훈련소에서 선크림을 안 바르고 로션을 안 바르는 나를 보고 눈치를 줬던 약사 형이 추천한 비타민 중 하나는 "투퍼데이"이다. 광고였으면 좋겠지만 광고는 아니고 내가 실제로 복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아이허브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웰스파고 체크카드가 있다면 가끔씩 캐시백 혜택이 있는데 웰스파고 앱에서 잘 찾아보고 온라인으로 구입하면 좋다. "투퍼데이" 비타민이 좋은 이유는 특별한 게 아니고 가격대비 비타민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밖에 모르는 나는 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친형과 같은 약사 형이 잔소리하는 비타민이니 좋지 않을까 싶다.

(아 이 형 결혼하기 전에 돈 모아놔야 하는데 걱정이다 정말)

나도 갖고 싶다 기아 소렌토

마지막으로 제일 좋은 건 미리 조심하는 게 좋다. 하우스 파티나 학교 클럽 파티에서 아무거나 주워 먹거나 마시는 걸 조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학교 병원의 경우 예방 주사에 대한 부분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주는데 (사실 이미 학교 보험이나 시설 비용으로 낸 거다) 본인의 몸이 약하다고 생각하면 가서 미리 주사를 맞는 게 좋다. 내가 있는 미국 남부의 경우 다른 주는 모르겠지만 예방 주사를 맞으러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주사를 맞으러 가면 간호사분들이 아주 신나 하며 스몰 토크의 세계로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나도 어느덧 남부 사람이 되어가는지 웬만해서는 예방 주사를 맞으러 가진 않는다. 그 이유가 미국 남부 사람들 일부가 믿는 빌게이츠 나노로봇설 때문이 아니라 Gym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하고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픈 적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룸메들이 감기에 걸리더라도 나는 매번 괜찮기에 우리 유학생 브로들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타민을 챙겨 먹는 걸 추천한다. 안 그러면 건강은 둘째치고 식습관 때문에 한 달 만에 10kg가 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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