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영국 머지사이드 작은 마을에선 역사상 그룹이 탄생했다. 비틀즈 4명은 영국인들은 세계를 흔들었다. 그리고 10년 뒤인 1970년 4월, 가장 위대한 그룹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그해 10월, 팀 해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존 레논과 그의 아내 오노 요코의 John Lennon/Plastic Ono Band는 첫 번째 정규앨범을 내놓는다. 나의 서평은 밴드의 이름과 동명인 첫 번째 정규 앨범에 관한 이야기이다.
타이틀곡인 <Mother>는 존 레논의 유년기 아픔인 부모의 부재에 대한 절규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에게도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한 존 레논의 결핍의 산물인 것이다. 노래의 가사는 굉장히 단순하다. 어린아이가 부모를 찾듯 "나를 떠나지 마요. 나를 버리지 마요."의 반복되는 가사와 존 레논의 울부짖는 음성은 존 레논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이자 부모를 향한 원망 섞인 외침이다. 그 울분은 음악을 듣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아픔은 11번째 곡인 <My mummy's dead>와도 연결된다. 이는 어린 시절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주지 못한 어머니. 그녀에 대한 일종의 집착과 그리움을 담담히 그려낸 곡이다.
"John Lennon/Plastic Ono Band"의 호불호를 떠나 이 밴드가 위대한 밴드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단연코 없을 것이다. 이들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담으며, 음악의 사회적 파장을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이들만의 실험적인 노래를 통해 평단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대표적으로 <working class hero>에서 계급, 특히 노동자 계층의 목소리 대변했다. 한 번도 노동자 계층에 속한 적이 없던 존 레넌이기에 이러한 곡을 썼다는 것은 재미있는 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대표하는 머지사이드 주, 그리고 당시 적대적인 사이였지만 10년간 음악을 함께해 온 폴 메카트니와 조지 해리슨을 생각하며 쓴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앨범에서 가장 대중의 호응을 얻은 곡을 꼽으라면 그것은 당연히 <Love>이다. 오노 요코와의 사랑을 통해 깨달은 그의 사랑의 철학을 녹여낸 노래인데,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담담히 녹여낸 솔직한 가사들은 여운을 준다. 존 레논도 생전 이 노래를 무척이나 아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앨범 커버와도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비틀즈의 해체 6개월 후 나온 이 앨범은 음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존 레논의 자유로움과 오노의 철학이 결합해 만들어진 이 앨범은 존 레논과 플라스틱 밴드의 시너지가 잘 맞아떨어진 수작이다. 난 가끔 흐느끼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때, 절규를 갈구할 때 이 앨범을 듣는다. 담담한 가사와 멜로디는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