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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an Apr 05. 2023

두 가지 참치비빔밥

비건 참치 비빔밥을 만들며

고기대신의 비건 참치를 이용한 비건 참치 비빔밥. 캔참치와 비슷한 식감과 맛이 난다.





우리의 어린 시절 기억은 최근 몇 년의 기억보다 강한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계절의 냄새들, 그때 즐겨 듣던 노래들, 좋아하던 어떤 이의 냄새나 특유의 동작들. 최근 십 년간의 다사다난했던 연애사나 이십 대 초반을 생각하면, 별로 기억 남는 게 없는데 이상하게 십 대 시절의 몇몇 기억은 엄청 또렷하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먹었던 음식들보다 어린 시절에 종종 먹던 것들이 마음속에 자주 떠오르기도 한다. 그때 먹던 것들을 다시 똑같이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맛을 똑같이 흉내 내긴 힘들 수 있다. 그래도 다시 만들어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그 맛이 날 거고, 아니면 실망하겠지만 별 수 없다는 듯이 지나가고, 또 어쩌면 최근 버전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



가끔 중학교 급식에서 나오던 참치 비빔밥이 생각났다. 별건 없다. 참치랑 밥, 아삭거리는 야채들과 초장 같은 소스가 전부였다. 그래도 그 조합이 참 좋았다.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그걸 먹던 급식실도 아직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비빔밥이 나왔던 어떤 날도. 그날 나는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물을 마시고 급식실을 나오려는 와중에 귀여운 남자애를 발견해 버렸다. 이상하게 눈이 갔는데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결코 그 애에게 어떤 마음이 남아있단 소린 아니다.) 연말이라 내년에 같은 반이 되길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



그리고 우연은 우리에게 재밌고 의미 있는 기회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아마도 예상했듯) 당연히 우리는 같은 반이 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경험은 정말 소중하고, 그 해는 유독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다. ⠀



그렇지만, 물론 자세히 보면 예쁜 것들도 있겠지만, 사람을 자세히 보는 일이란 종종 실망을 동반한다. 나는 그 애를 끝까지 좋아했다. 친구로 말이다.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그래도 그때의 설레는 느낌은 내 자산이 되었다. 우리가 서로에게 독점적으로 특별한 존재가 되진 않았지만, 나는 시간을 초월한 설렘을 얻었기에 그 우연이 내겐 지금도 의미가 있다.



고기대신에서 좋은 비건참치를 만들어준 덕분에 나는 그때 먹었던 비빔밥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의 나는 참치의 한 종류가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것. 우리가 소위 “물고기 내지 어류“로 퉁치는 동물들을 더 이상 그런 식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것-분기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고 함-, 참치 없이도 맛있는 비건 참치 비빔밥이 가능하다는 것, 무엇보다 제철 채소란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는 것 등이 있다. ⠀




ㅒur childhood memories are sometimes stronger than your recent memories. Certain smells of seasons, certain songs that you used to listen to, a friend's smell or her certain movement that you once fonded of. It's so weird that I can't remember some years of my recent past clearly but I still recall tiny little things from the older past. Of course there could be food that you remember and still think of. It's difficult to make the exact same taste just like the food you used to love. However making same food can be still delightful. You make the food, you taste it and realise it's not exactly the same one. You get disappointed maybe. Then you move on. But you might be able to find another virtue in your own new version of it.



I often still think about tuna bibimbap that my middle school canteen offered. The ingredients were nothing special. There were just tuna, rice, leafy veggies, sauce made with chilli paste and vinegar. But the combination was so perfect so I still remember the taste vividly. What I remember is not just taste of the food though. I am still able to map the whole canteen, and also certain day that I had the food. It was the day I bumped into my first teenage crush. When I saw him, I thought he is cute and nerdy enough to be my crush. It was almost the end of that year. So I hoped we could be in same classroom next year.



And sometimes coincidences give you wonderful chances. We actually were in the same class room next year.



I was enormously excited. However if you look someone close enough, you can find that this one is not for you. We became just friends but at least I could start the year happily.



Anyway I have a good vegan tuna product luckily and I don't miss anything really now. Furthermore I now know adding seasonal veggies to your food make everything better. Also what I know now is one of the tuna species is endangered and I can make a good tuna bibimbap without tuna and s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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