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지향인의 채식일기] 첫째날(D+1)

글쓰기는 즐겁다. 음식에 대한 감사를 잊지말자.

by 윤슬

https://blog.naver.com/jun-book/224020710197

어젯밤 자기 전에 <밥 천천히 먹기 챌린지>를 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밥을 천천히 먹는다/아니다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먹는 음식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에서 살짝 불편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 혹여나 또다른 강박이나 스트레스로 작용 할까봐. 그래서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이 되었는데, 그럼에도 써보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크게 아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글 주제는 밥 천천히 먹기가 아니라 내가 뭘 먹는지 기록하기!



1. 채식(비건) 음식에 대한 정보전달

=> 누군가가 그랬다. 본인이 읽고 싶은 내용의 책이 없으면 본인이 써야한다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채식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내가 그 정보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b


2. 생각하면서 먹는 습관 기르기

=> 음식을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용도' or '맛을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 음식의 근원지와 유통과정, 나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어떤 맛을 갖고 있는지 등을 천천히 느끼고 생각하고 음미하고 싶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3. 글쓰는 게 좋아서

=> 글쓰는 게 왜 좋은지는 모른다. 그치만 나는 글쓰는 게 좋고, 내 글을 누군가가 봐주는 걸 좋아한다. 내 글을 봐주는 이들이 있어서, 빨리 글쓰라고 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감사하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일러두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긴 하지만, "내가 먹는 음식이 모두 몸에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에게 좋은 것이 당신에게도 좋다."고 말할 순 없다. 개인마다 음식에 대한 선호는 정말 다르고, 그렇기에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완벽한 식단은 없다는 것이 현재 내 생각이다. 남이 좋다고 하는 게 나한텐 안 맞을 수도 있는 거고, 남들이 기피하는 게 나한테 맞을 수도 있다. 음식이든 또 다른 무언가이든 말이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건강상의 이유보다 윤리적인 이유가 더 크다. 자연식물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곤 하지만, 현재 나로서는 자연식물식만 먹고 살아가기엔 먹는 즐거움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


우리가 건강을 소중히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프지 않기 위해,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지만 자연식물식이 내 삶에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이 글은 건강한 채식 식단을 알리기 위한 수단보다는 채식엔 이런 것도 있다~는 경험과 정보 제공에 가깝다.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서 술을 끊지만, 술이 없으면 인생이 무슨 재미가 있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의견에 공감한다.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건강엔 더 좋겠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건강을 챙긴다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의미가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본인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하면서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글이 누군가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내가 비건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척박한 한국 비건시장에 공급을 담당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함이다. 지난번에 말했던 "소비란, 무언가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말과도 맞닿아있다. 채식일기를 쓰면서 다양한 비건 식당, 베이커리, 식품을 소개해보아야겠다. 이 글을 쓰면서 <채식주의자>, <몸에도 미니멀라이프>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다.


+ 내가 음식과 관련해서 이전에 썼던 글은 '식이장애 극복일기''디저트 100일동안 안먹기'였는데 '먹으면 안돼, 참아야 돼'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먹고싶은 것을 기록하는 채식일기 를 쓰게 된 내 자신이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서두가 정말~정말 길었다. 그럼 이제부터 오늘 먹은 음식 소개 스타트!

sticker sticker

오전에 수영을 다녀오고 11시 20분쯤 과일을 먹었다. 자두랑 사과. 요즘 벌써 감을 팔기 시작하더라. 가을은 추수의 계절...♥️ 벌써 행복하다. 내일은 과일을 사러 가야겠다.


아, 화요일엔 목이 좀 뻐근해서 수영을 못갔었는데 오늘 어떤 아주머니께서 나를 보고 "와주니 반갑네" 라고 하셨다. 기분이 좋았다. '반갑다'라는 말은 사람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반갑다'는 "그리워하던 사람을 만나거나 원하는 일이 이루어져서 마음이 즐겁고 기쁘다."는 뜻을 갖고있다고 한다. 순우리말이라고 하는데, 나는 한국어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따금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한국이 좋다.


[우리말로 깨닫다] 반갑다는 말은?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재외동포신문

과일을 먹고나서 시간이 흐른 뒤에 #베지어트 단백질 쉐이크를 먹었다. 과일이랑 다른 음식이랑 같이 먹으면 소화하는 시간이 달라서 몸에 안 좋다나 뭐라나, 암튼 그래서 가급적이면 과일은 식전에 먹으려고 한다.


난 단백질 식품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닌데 이 단백질 쉐이크는 그냥 맛있어서 사봤다. 꼬소하니 정말 맛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아서 아쉬울 뿐. (가격은 810g 한 봉지에 38,900원, 배송비 3,000원 별도) 단백질 쉐이크 평균 가격이 어느정도 되는진 모르지만, 암튼 내가 느꼈을 땐 그렇다. 호호 2개 이상사면 할인해주긴하더라~


그래도 #식물성단백질쉐이크 를 찾는다면 왕왕 추천~~

sticker sticker

그리고나서 먹은건 이마트에서 산 올리브 치아바타와(5개입 4,980원) 올리브 치아바타 식빵!(한봉지 4,500원) 식빵에 계란, 우유, 버터 안들어갔는지 여쭤봤는데 안 들어갔다고 해서 사봤다. 의심이 되긴 했지만 제빵사 분께 직접 들었으니 맞겠지.


식빵은 천천히 씹어먹으니 고소하니 맛있었는데 치아바타는 기대에 못미치긴 했다. 내가 요즘 너무 맛있는 치아바타를 먹고 살았나보다...! 이마트 치아바타는 약간 뻑뻑한 느낌. 발사믹 드레싱이랑 같이 먹으니 좀 괜찮았다. 식빵은 또 사먹어볼만 한데 치아바타는 재구매하진 않을듯. 누군가가 열심히 만든 음식에 긍정적이지 않은 후기를 남기는 게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마트는 대기업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조심스레 적어본다. 호호.

그리고나서 풀무원에서 만든 두유면 비빔국수를 먹었다. 신기한 것은 면을 삶을 필요없이 그냥 봉지 안에 있는 물을 버리고 바로 소스를 섞어 먹으면 된다는 것...!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근데 봉지안에 종이로 만든 포장지가 한 겹 있는 게 좀 아쉬웠고, 소스는 내가 만들어 먹어도 될 것 같아서 오늘은 마트 가서 두유면만 따로 2개를 사왔다.


오늘 점심: 자두 2개, 청사과 1개, 베지어트 단백질 쉐이크 서리태맛 1컵, 치아바타 1조각, 식빵 2조각, 두유면 비빔국수 => 어쩌다보니 다 먹는데 1시간은 걸린듯...ㅋㅋㅋ


+ 베지어트 단백질 쉐이크도 그렇고 이 비빔국수도 그렇고 비건인 친구가 맛있다고 추천해줘서 바로 샀다. 생각해보면 나는 주변에서 "좋다"고 말하는 것과 내가 좋아보이는 게 일치하면 곧바로 행동으로 잘 옮기는 것 같다.


그렇게 밥먹고 글을 열심히 쓰다가,,, 기타강습 다녀오기!

학원을 다녀오니 어느새 오후 5시쯤이 되어 또 밥먹을 시간이 되었다. 나는 저녁을 5시쯤 먹는걸 좋아한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감자 1개, 고구마 1개, 토마토 2개, 두부 한 모 평소에 비해 단촐한 편이다. 단촐하다라는 표현이 약간 안 어울리기도 한데, 평소 식사에 비해 덜 가공된 음식이다. 암튼, 이렇게 구성하게 된 이유는, 일단 감자를 삶아 놓은 게 있어서 빨리 먹어야했다. 그리고 토마토도 산지 오래돼서 오늘은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어제 어떤 분이 "고구마랑 두부를 갈아서 고구마 두부 스프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추천해줬는데 그 얘기를 듣고나서 "근데 굳이 갈아먹을 필요가 있나? 그냥 고구마랑 두부를 각각 먹는 게 더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구마와 두부도 먹었다


수유리 두부는 한 모에 2,500원.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확실히 맛있다. 생으로 한 모 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비싼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음식에 있어서 너무 저렴한 제품은 좀 의심해보려고 하는 게 있다. 비행기 타고 오는 외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가 어떻게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보다 더 저렴할 수가 있는거지? 신기할 따름이다.


예전엔 길에서 파는 통닭을 볼 때면 저렴해서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 가격에 유통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착취가 이루어졌을까를 떠올리게 되었다. 계란도 그렇고, 동물 사육 환경도 그렇고 가격이 저렴해지는 만큼 고통이 커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밤고구마인줄 알고 샀는데 삶고보니 호박고구마였다는...ㅋㅋ 많이 안사서 다행이다 ㅎㅎ 담엔 꼭 밤고구마를 사먹으리라! 아, 감자 진짜 달고 맛있었다.


일단 첫날 글은 이정도로 마무리 해야겠다. 뭐든지 시작이 가장 어렵고, 낯설고 설레는 것 같다. 채식일기의 마지막이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게 난 정말 기쁘다. 100% 완벽을 바라지말자. 부족한 부분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는 법. 히히. 100일동안 디저트 안먹기 후속편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옛날에 썼던 글을 다시 한번 봐보아야겠다!










<채식 음식 리스트> 과일, 채소명은 제외 / 음식명이나 제품명 위주로 적기

1. 베지어트 단백질 쉐이크, 이마트 올리브 치아바타(식빵), 풀무원 두유면 비빔국수, 수유리두부



#비건지향인의채식일기 #비건 #채식 #채식주의자 #베지테리언 #풀무원지구식단 #두유면 #베지어트 #이마트빵 #수유리두부

작가의 이전글[빡빡이의 심경변화] 삭발 후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