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가 되지 않기를... 내 안의 유머가 깨어나기를.
나는 동화작가다.
등단한 지 오늘로 15년째다.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서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가면 글을 쓰고 문우들이랑 합평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단편동화가 당선이 되었다.
단편동화를 묶어 출판사에 문을 두드리던 그때,
아들이 아팠다. 정신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몇 권의 기획도서를 출판했다. 초등 아이들도 가르쳤다.
다시 글을 쓰고 싶었다.
좋은 책을 읽으면 가슴이 뛰었다. 샘도 났다.
나도 책을 쓰고 싶다. 너무나 간절히 쓰고 싶다.
하지만 아들이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집안이 평온하지 않았다.
우리 집은 날마다 롤러코스터였다.
그렇게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2023년 그러니까 작년부터 아들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집안에도 평화가 찾아왔고 나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행복했다.
아, 이제 글을 쓰자. 동화를 쓰자!
그동안 내 노트북은 3번이나 바뀌었고 내 글들은 고물이 된, 작동하지 않는 노트북 속에 들어있었다.
예전 활동했던 문우들 카페에 들어갔다.
있다!
내가 써 놓은 습작품들이....
아, 이런 것도 썼었구나!
몇 시간을 작업해서 내 블로그에 복사를 했다. 이제 노트북은 믿을 게 못된다.
당장이라도 글을 쓸 것 같았다.
그래, 예전에 써 놓은 걸 조금만 손보면 돼! 지금은 전자책도 있어서 쉽게 출판이 될 거야.
흥분에 사로잡혀 그날, 난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처음 글을 쓰는 문우들을 만났을 때, 그때의 설렘이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초등 아이들을 가르치고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자격증을 땄다.
아들이 좋아진 것 같아 취업을 하려고 원서도 냈다.
하지만 아직 9시 출근 6시 퇴근은 힘들다.
나이를 먹는다.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써지지 않는다.
왜?
산사태로 도랑물이 막힌 것처럼 사고가 막혔다. 뇌회로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글을 쓰게 되었다.
1시간 단체 미술치료를 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