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I still want you

by ligdow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주방으로 나온다. 냉장고에서 채 썰어 쪄 둔 양배추를 꺼내 먹을 만큼 그릇에 담아 둔다. 그리고 한 시간쯤 뒤에 먹는다. 찬 기운이 없어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


양배추는 브로콜리와 함께 대표적인 십자화과 채소다. 내가 주목한 것은 비타민 U와 설포라판 성분이다.

비타민 U는 물에, 설포라판은 열에 약하므로 주의해서 조리해야 그 성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


-설포라판: 항암 항산화 성분. 앞서 브로콜리 글에서 다룬 적이 있다.

-비타민 U: 위산과 자극 물질로부터 위벽을 보호하고 궤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궤양’을 뜻하는 ulcer에서 이름을 따 비타민 U라고 불린다고 한다.


적양배추는 일반 양배추의 기본값에 안토시아닌까지 갖췄기에 시장 가방에 자주 들려온다.

내가 보라색과 친해진 것은 암 이후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어 있는 먹거리들 덕분이다.


<양배추 손질과 조리 방법>

(찌기)

-겉잎 두세 장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는다.

-채 썰어 상온에 60분-90분 방치한다. (이 과정에서 설포라판의 생성이 증가하고 항산화 성분도 함께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증기가 올라온 상태에서 양배추를 넣고 1-3분 정도 찐다. 나는 1분 30초를 찌고 바로 뚜껑을 열어 식힌다.


(볶기)

-채 썬 양배추를 약불에서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는다.

예: 올리브유를 두르고 데우는 느낌으로 뒤적거리면서 살짝 볶는다. 발연점이 낮은 올리브유로 풍미도 살리고 양배추도 따뜻하게 먹는 방법이다.


(생으로 먹기)

-최대한 가늘게 채 썰어 꼭꼭 씹어 먹는다.



나의 경우,

치료 전: 생양배추를 다른 채소들과 함께 믹서기에 갈아서 아침에 먹었다.(24년 2월에만. 그때는 몽땅 주스 영상을 참고했었다)


•치료 후: 24년 5월 이후 지금까지 1분 30초 쪄서 먹는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로 장기들이 부어 있고 기능도 약해져 채소는 대부분 쪄서 먹었다. 그게 속이 편하고 습관이 돼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칼질을 얼마나 못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 정도 두께일 때는 2분 정도 찐다. (전기 찜기 사용)



작은 그릇에 가장 먼저 양배추가, 그 위로 찐 채소들이 자리 잡는다.


아침 식사는 14시간 간헐적 단식 후 8시에 한다.

저탄 식이를 하고 있어 아침에는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찐 채소들을 먹는다.


매일 아침에 먹는 양배추 양은 대략 한 장 정도다.

냉압착 생들기름과 통들깨를 각각 반 숟가락씩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꼭꼭 씹는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느끼며 좋은 영양소들이 몸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샐러드나 반찬으로도 응용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다. “양배추는 아침 식사용“ 마치 그렇게 정해둔 것처럼.


매일 먹는데 질린 적이 없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다행이다.




-- 양배추를 더 알아보자면,

양배추는 약 150일 동안 자라는데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 주로 100일까지라고 한다. 우리가 먹는 동그란 결구는 그 이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겹겹이 쌓인 안쪽 잎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결구 안으로 먼지나 벌레가 들어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양파를 겉껍질만 벗겨 씻어 먹듯이 양배추도 겉잎 몇 장만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으면 충분하다.

채 썬 뒤 물에 담그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수용성 비타민 U가 잘린 단면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경우, 양배추를 먹고 가스가 차거나 복통과 설사를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도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양배추를 생으로 많이 먹기보다는 살짝 익혀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