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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근코치 Apr 28. 2023

내 감정은 내가 선택할 수 있을까?

행복해지기

<어느 토요일 포근 코치의 하루>

편안한 오전이었다. 오전에 나는 오랜만에 마사지를 받으러 가면서 남편에게 백화점에 가서 교환할 물건이 있으니 꼭 챙겨서 12시쯤 데리러 오라고 했다. 남편은 알았다며 걱정 말라는 표정을 지었다. 12시에 마사지가 끝났고 남편은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데리러 왔다. 그런데 웬걸~남편의 표정이 미안해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부탁한 물건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다(1). 우리는 30분을 걸려서 집으로 다시 향했다. 배도 고팠다. 집 앞 주차장에 도착해서 물건을 가지러 가기 위해 문을 여는데 딸이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다가 옆차에 문콕을 했다(2). 얼마나 세게 열었던지 옆 차의 문이 움푹 파였다. 딸에게 문을 열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차주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서 문자를 남겼다. 그리고 백화점으로 다시 향했다. 집에서 백화점까지는 40분 정도가 걸렸고 도착하니 벌써 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물건을 교환하고 아이들과 쇼핑을 하려고 하는 찰나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6개월 전에 집을 내놨는데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는데 오늘 갑자기 보러 오신다는 것이었다(3). 나는 정신없이 백화점을 나왔고 집에 오니 오후 5시였고 나의 하루는 나의 기대와 전혀 다르게 지나갔다.




어떻게 보면 정말 하나도 풀리는 일이 없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이 평범한 하루가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숫자로 표시해 놓은 부분은 저의 감정을 제가 계속 선택하는 상황이었습니다. (1) 상황에서 제가 화를 냈다면 저희 가족은 기분이 나빠져서 집에 갔고 백화점에 다시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보통 때 같으면 화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다른 선택을 했고 아이들과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남편이 머쓱해하며 집에 가면서 애 둘 챙기느라고 깜박했다고 미안해했습니다. (2) 상황에서 딸에게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딸도 놀랐고 이번 기회에 차가 옆에 있을 때는 문을 조심히 열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3) 상황에서는 막 도착한 백화점을 서둘러나가야 하는 상황이짜증이 났었는데 왜냐하면 저는 오랜만에 백화점을 갔기 때문에 쇼핑을 하고 싶었거든요^^.

화내고 싶은 순간마다 저의 감정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1) 왜 남편이 내 부탁을 무시하고 물건을 안 가져온 거야? (화남) => 그럴 수도 있지. 날씨도 좋은데 드라이브나 하자! (즐거움)
(2) 조심성 없게 왜 문콕을 했어! 어떻게 저걸 해결하지?(막막하고 화남) => 그럴 수도 있지. 이번기회에 아이가 옆차가 있을 때는 조심스럽게 문 여는 방법을 배웠네? (여유롭고 평화로움)
(3) 왜 갑자기 전화해서 집을 보여달라는 거야?(당황스럽고 난처함) => 그래도 처음으로 집을 보러 오네? 얼릉가서 준비해 볼까? (기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는데

엄마!! 오늘 정말 재미있는 하루다!
진짜 최고로 재미있었어!!!!


저는 머리를 한 대 세계 맞는 것 같았습니다.

"아 상황은 그냥 상황이구나!  이 상황이 나를 행복하게든 불행하게든 하는 것이 아니구나!! 매 순간의 행복을 만드는 것은 나의 선택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자주 행복을 뒤로 미룹니다. 남편이 잊지 않고 제대로 했었다면 난 오늘 행복했을 텐데.. 아이가 문콕을 안 해서 돈이 안 나갔다면 오늘 하루는 행복했을 텐데.. 내가 제시간에 백화점에 도착해서 쇼핑을 했다면 행복했을 텐데.. 과연 그럴까요? 행복할 것 같은 모든 상황이 주어졌다한들 저는 과연 행복하다고 했을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코칭을 할 때 고객님들께서 많이 들고 오시는 코칭 주제 중 하나가 '선택하기'입니다. 우리의 선택의 상황은 사실 좋은 여건보다 그렇지 않은 여건이 많을 것입니다. 그 선택을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지 상관없이 나의 감정의 주인인 내가 행복하기로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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