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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김세미 Dec 27. 2023

같은 책. 다른느 낌

세상을 표현하는 도구


책 한 권을 꺼냈다. 1년 전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다.  딸아이가 도서상품권으로 사주며 귀여운 사인까지 해준 특별한 책이다. 여운이 길어 부분 필사도 했었는데 다시 한번 읽어야지 해놓고 1년을 넘겼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다시금 만나니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책이다.  내밀한 사생활이 담긴 편지라 기존에 갖고 있던 그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었다. 그림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읽고 그림을 대하니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경이로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어제 다시 펼쳐본 책은 작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전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달리 읽힌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어떤 생각과 감정이 달라진 걸까를 생각해 본다.



작년에는  그림에 대한 열정이 묻어난 글들에 감탄만 했었다. 늦은 나이에 그림 공부를 시작했지만 자신이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그런 재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다.



경험하는 것에 대한 여운이 긴 편이다.  너무 많이 느낀달까.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싶은 사람인데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그림이나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재주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펜 하나를 손에 쥐게 되었고 그 펜으로 매일의 글쓰기를 하다 보니 색다른 안경을 선물받았다.  주변 사물을 새롭게 보게 된 것이다 . 아침저녁으로 내가 마주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졌다.  서투르지만 나만의 호흡으로 써 내려가는 놀이를 즐기게 되었다.




그렇다. 같은 책이어도 감동이 달랐던 이유는 나의 생활과 감정이 변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것을 하얀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표현하면서 고흐를 떠올릴 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고흐가 그림에 대한 다짐을 얘기하는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공감하는 포인트가 생긴 것이다.




고흐는 많이 감탄하라고 한다.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하라고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



글에 대한 마음도 다시금 점검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고흐는 그림의 형식을 빌려 이 세상에 진 빚과 의무를 남기겠다고 했다.



나 역시 욕심부리지 않고 매일의 습작을 거듭한다면 인간의 감정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글 한편은 쓰게 되지 않을까 감히 욕심내본다. 그 어떤 기억을 남기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게 된다.  나에게도 세상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도구가 있다고 용기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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