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2024 대한민국 주류산업 트렌드 탐구
소버 라이프(Sober life) 또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는 술을 완전히 끊는 ‘금주’와는 다른 개념이다.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고 자신에게 맞는 적정 도수의 술을 조금만 즐기려는 방식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2023. 9~2024.2) 간 소버 큐리어스, 소버 라이프와 관련된 키워드 언급량은 12만 8,595건으로 이전 6개월에 비해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KPR인사이트). 롯데멤버스가 2024년 6월 리서치플랫폼 라임을 통해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40%가 ‘전년 대비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변한 반면에 ‘취하려고 마신다’는 응답은 36.4%에 불과했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 마신다’는 응답은 77.4%에 달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신상·인기 술을 먹어보는 편’이라는 대답이 59.6%로 50대(43.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논 알코올과 논 알코올 주류, 저도수 소주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 13억 원가량이던 국내 논 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1년 415억 원으로 대폭 성장했고, 올해에는 700억 원, 2027년엔 1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논 알코올과 논 알코올 주류, 저도수 소주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 13억 원가량이던 국내 논 알코올 맥주 시장이 2021년 415억 원으로 대폭 성장했고, 올해에는 700억 원, 2027년엔 1000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논 알코올 와인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논알코올 와인의 품질과 맛이 알코올 와인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지만 최근 디알코올화(de-alcoholization) 기술을 발전으로 품질과 맛이 크게 향상되면서 알코올 함량 없이도 와인이 가진 복합적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이 논 알코올 선호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논 알코올 와인으로는 프라이 와인(Fre Wines, 미국), 토렐로(Torello) 스파클링 와인(스페인), 라잇츠 아인스 츠바이 제로(Leitz Eins Zwei Zero, 독일), 피에르 샤방 페를(Pierre Chavin Perle, 프랑스) 등이 있으며 이중 프라이 와인이나 라잇츠 아인스 츠바이 제로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표적 논 알코올 와인 브랜드이며 근래에 와서 와인 유통업체들의 논 알코올 와인 수입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저도수 소주 제품도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진로골드’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진로 골드는 15.5도 ‘초저도수 소주’로 기존 16도의 ‘진로'(진로이즈백)나 ‘참이슬 후레쉬’, ‘새로’보다 0.5도나 낮은 저도수 소주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도수가 낮아 소주의 강한 알코올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고 패키지 디자인도 기존 진로의 스카이블루 병에 로즈골드와 에메랄드 컬러를 조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소맥에도 잘 어울린다는 소비자 의견이 많다.
이외에도 부산과 경남을 대표하는 주류 기업인 무학과 대구와 경북을 대표하는 금복주는 각각 주력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와 ‘깨끗한 아침 참’의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추었고, 충청권 주류 기업인 맥키스 컴퍼니는 14.9도 무가당 소주 ‘선양’을 선보이며 15도의 벽을 허물었다.
[FBIR 오피니언]
레스토랑에서 주류 매출의 비중은 업태나 업종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15%에서 30% 정도로 추산된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캐주얼 다이닝에서 주류 매출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주류 바(Bars)나 펍(Pubs) 등에서는 매출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주류 판매에 신경을 쓰고 있는 레스토랑이라면 이와 같은 트렌드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소버 라이프 트렌드에 맞춰 외식업체에서는 논알코올 주류 메뉴를 추가하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논알코올 주류를 메뉴에 추가하고자 할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고객수요분석
논알코올 주류는 트렌드를 따르는 소비자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따라서 레스토랑은 타겟 고객이 이러한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하고 적합한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레스토랑 주요 타겟이 주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일 경우, 논알코올 주류는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레스토랑이 젊은 세대나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곳이라면 논알코올 주류의 추가는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가격 책정
논알코올 주류를 추가할 때에는 주스나 탄산음료 보다 높게, 알코올음료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마진을 고려한 신중한 가격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논알코올 주류는 주류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주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일반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인 음료에 적용) 따라서 레스토랑에서 논알코올 주류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품목이다. 다만 수입 주류의 경우 수입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취급 시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반 와인과는 다르게 논알코올 와인은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가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높은 가격이 책정된 논알코올 와인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매출 증가 방안으로 논알코올 주류를 이용하기보다는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서비스 일환으로 접근하여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재고 관리 및 신선도
논알코올 주류는 일반 주류보다 소비 주기가 느릴 수 있으며, 특히 특정 논알코올 와인이나 프리미엄 논알코올 주류는 판매 속도가 느릴 경우 유통기한이 경과, 품질 저하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우리 레스토랑에 맞는 논알코올 주류의 선택이 필요하며 소량 구매하여 판매 추이를 지켜보며 본격적인 추가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케팅과 교육
트렌드라고 해서 보통의 소비자들이 모두 인지하는 것은 아니다. 즉, 많은 소비자들이 논알코올 주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레스토랑 직원들이 논알코올 주류를 잘 소개하지 못한다면 고객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따라서 논알코올 주류의 특성과 가치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교육하여 크로스셀링(Cross selling)*이나 업셀링(Up selling)*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음료가 주는 경험과 비교해 논알코올음료의 상대적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면 소비자의 선택에서 외면받기 쉽다. 특히 논알코올 주류 판매 초반에는 직원 판매 전략의 실행과 더불어 적극적인 Local store marketing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알코올 주류 제품의 선택
이와 같은 고려사항들과 함께 논알코올 주류를 메뉴에 추가하고자 한다면 관련 제품 선택에 신중한 주의가 요구된다. 논알코올 주류는 알코올 주류의 대체품이며 전통적 음료대신 이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알코올 함량을 제외한 나머지 맛과 품질은 그대로인 것을 기대한다. 따라서 고객들이 논알코올 주류의 맛이 알코올 주류만큼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게 되면 재구매 및 신규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러므로 레스토랑의 콘셉트, 고객 수준에 맞는 적절하고 차별화된 논알코올 주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고려사항들을 염두에 둔다면 레스토랑에서의 논알코올 주류 추가 결정 여부, 메뉴 도입 시 운영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