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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막강생각 Apr 13. 2023

디자이너의 욕망지수 5단계

누군 처음부터 잘난 디자이너였던가

디자이너는 욕망의 화신


디자이너에게는 욕망 변화의 5단계가 있다. 단계별 행동 패턴의 변화 모습은 다음과 같다.

주장 → 타협 →  협의→ 설득 → 정의


이런 디자이너의 단계별 행동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다음과 같다.

무시 → 지시 →  인정→ 믿음 → 존중

주장을 할수록 무시를 받는다.  협의를 하고 설득을 할수록 무시는 인정과 믿음으로 바뀌어 간다. 어떤 이유인지 살펴보자.



주장 단계 : 무시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다. 감성풍만, 열정풍만으로 꽉 찬 시기이다. 누가  디자이너의 컨셉을 무시하랴. 이때의 모토는 "절대적으로 디자이너는 꺾이면 된다"이다. 혼자만의 주장이다. 원래 중2병은 철저히 무시하라 지 않던가. 주변인들은 속으로 말한다.

너만 빼고 다 아는 사실이야.
또 겉 멋 든 친구 한 명 들어왔군.
당신에게 새롭겠지만 진부한 클리셰일뿐이라고.

디자이너병은 자연스럽게 넘어간다는 사실을 주변인들도 다 안다. 그들은 매번 겪는 경험이다. 옆에 누군가 친절한 사람이 있다면 말이라도 해줄 것이다. 어떻게?

디자이너 OO아, 아무도 니 주장은 듣지 않아... 그래도 멋↘있다 디자이너 OO아.

비꼬는 건가? 아니다. 영혼 없는 리액션일 뿐이다. 그런데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고 한다. 한 동안 무플은 이어진다. 무시는 주변인들 나름의 피드백이다.

"우리는 한번쯤 디자이너 OO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타협 단계 : 지시

"그래 당신들이 나의 디자인을 못 알아보지만, 나의 관대함으로 조금은 수용하겠어" 단계다. 여전히 자기중심적이고 본인의 우월함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밤늦게 남아 디자인 수정을 하고 있다. 과연 타협이 맞는 건가. 본인은 분명 타협이지만 무한 수정은 왜 반복되는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았고, 나의 컨셉을 이해한 듯 보였다. 그런데도 매번 수정을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자신만의 일방적 타협이다. 당신은 그저 지시를 받았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하는 시기다. 야근하기 전 회의 과정을 떠올려 보자.

열심히 설명했고 그들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딱히 질문도 없었다. 어디서 무엇이 잘 못 됐을까.

주변인들은 정확히 당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는다. 알아차리자. 여전히 당신의 생각에 부족함이 있다. 주변인들은 여유가 없다. 디자이너의 부족함을 일일이 설명하고 이해시키면서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항상 없다. 그럴 때는 관행적 경험의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당신의 새로움에 대한 위험 감수보단 안전한 성공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에게 지시가 내려지는 이유이다.



협의 단계 : 인정

어릴 적 싸움에서 속칭 선빵을 먼저 날리면 이긴다 했다. 다음처럼 선제적 행동을 한다.

마감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정해진 일정 전에 사전 회의를 요청한다. 무한 수정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
미리 문제 상황 등을 인지하고 숙지한다. 대안도 준비해 둔다. 절대 물러 설 수 없는 카드를 만들어 논다.
포커페이스 유지. 여기까지는 내가 수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돼. 이것만은 지켜야 된다.

다짐하고 실행했다. 드디어 본인의 컨셉이 정확히 드러나는 시기다. 이해가 간다. 설득력이 보인다.

오 제법인데. 그래 컨셉 알겠어 그럼 말한 데로 이 부분만 수정해 줘. 컨셉도 괜찮은데 그럼 조금 더 컨셉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강조해 줘. 다음 회의까지 업데이트해서 보여주세요

반응이 나쁘지 않다. 디자이너로서 컨셉 제안과 생각 인정받는 단계다. 협의는 서로의 의견에 타당성이 있을 때 조정하는 행위다. 비슷한 수준의 의견이 대립될 때 협의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시받거나 지시를 받게 된다.



설득 단계 : 믿음

경험이 쌓였고 주변 상황에 대한 분석력도 높아졌다. 이 번 프로젝트는 디자이너가 리드해야 한다. 다 같이 성공하기 위해선 디자인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어설픈 간섭과 충고는 방해요소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오리지널 컨셉 유지에 있다. 전략과 전술을 짠다. 최선의 노력보다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과 프로젝트 결과물의 활용성을 보아 이 컨셉에 대한 디자인은 절대적으로 디자이너를 믿어야 합니다.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 정확하게는 모두를 위함이다. )
디자인 사고 기반의 컨셉을 보여준다. 의사결정권자를 나의 편으로 만든다.

간절하다.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누구도 반박 못할 결과물을 눈앞에 만들어 낸다. 과정의 이야기도 있다. 분석과 예측 기반의 디자인 결과물을 준비한다. 주장과 이유가 타당하다.

믿지 말아야 할 핑계가 있을 까. 단순한 인정이 아니다. 디자인 사고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디자이너의 문제해결 능력에 믿음이 생긴다.

설득을 하고 믿음을 주는 디자이너라면 사실 이미 뛰어난 디자이너이다. 욕망의 화신에서 믿음의 아이콘이 되었다.



정의 단계 : 존중

더 이상 프로젝트의 성공 만을 쫓지 않는다. 디자인의 본질 가치를 탐구한다. 과거의 잘못된 판단을 떠올리고 미래의 지속성을 탐색한다. 디자인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본인만의 신념을 만들어 낸다. 디자인을 통한 사람의 가치 변화를 끌어낸다. 이에 대한 생각과 방식을 전달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 하지만 명료하다.
우선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깨달음을 받는다.
Justice of Design Define

정의_Justice 디자인의 올바른 방향성이고, 디자이너는 이를 정의_Define 한다.

이 단계의 디자이너에게 설득의 과정이 필요할까, 우리는 그를 존중하고 가르침을 달라 할 것이다.



욕구와 욕망을 이야기할 때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를 많이 인용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는 특징이 있다. 하위 욕구가 충족이 안되면 다음의 욕구는 찾지 않게 된다. 가장 기초 1단계, 생리적 욕구인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 상위 단계는 신경 쓸 수 없다는 뜻이다. 단계마다 충족하고 해결이 돼야만 결국 마지막 5단계인 자아실현 욕구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는 욕망의 화신답게 처음부터 존중받기를 원한다. 욕망 100% 충전 상태로 앞을 향해 달려가는 경주마 같다. 달리기 전 근육과 멋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경주마는 장거리를 달리지 못한다. 혈기왕성한 주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타협→협의→설득의 과정을 거쳐 정의 단계에 접어들어야만 존중을 받는다. 처음부터 욕망에 들뜬 외침은 디자이너의 단순 주장 일 뿐이다. '가치=올바른 방향=정의"를 찾는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

누군 처음부터 잘난 디자이너였던가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 빗대어 디자이너의 욕망에 픽션을 더해 보았다.

누구나 새내기 시절에는 자아가 강하다. 성장통을 겪으면서 사실은 자만임을 깨닫는다. 자만을 부수고 디자이너의 자아를 찾는 시간은 경주마의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길게 보고 같이 가보자.

욕망 지수 하락의 5단계이지만 사실은 디자이너의 성장에 관한 단상이다.

난 어느 단계일까? 여전히 타협과 설득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중이다.


mak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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