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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zard Writer Jun 23. 2024

내가 가는 곳에 너도 가는 거야

영화 <인사이드 아웃2> 리뷰

[한줄평]
MBTI 유형 “F”는 꼭 보시라,
”T”는 더 꼭 보시라
[한줄소감]
감정 예찬론, 감정 진화론, 감정 이해론
팜므파탈 앙누이와 츤데레 당황이의 매력



애니메이션이 어쩌면 이토록 놀라운 통찰력을 품고 있는지, 픽사가 대체 뭐 하는 곳이며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 그들의 브레인스토밍과 토론과정을 상상하게 만드는 놀라운 작품이다.

전편만 못하다는 후속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다채롭고 속도감 있게 풀어가는 서사는 타인의 시선에 매몰된 현대인에게 자기 내면을 고개 숙여 들여다보게 한다.

이 영화는 사람의 감정이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만으로 설명될 만큼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성장 과정에서 불안, 부러움, 당황, 따분함과 같은 낯선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는 걸 보여준다.




전편에 이어 핵심적인 메시지는 우리가 경험하는 그 어떤 감정도 타당하며, 우리의 자아와 신념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던 기억마저도 한 줄기 신념의 신경선을 만들어 내고 총체적인 자아의 일부가 된다.

정답을 정해놓고 요구하는 한국 사회에서 만들기 어려운 스토리며, 그렇기에 자식이 좋은 것만 보고 꽃길만 가기 바라는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다가 오히려 찔림을 받아야 할 영화다.

정답을 향해,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을 성취하려고 ‘불안‘과 ’부러움’이 한다는 조치들이 대부분 헛발질이고 한 사람을 망치고 만다는 사실은 영화 관람자일 때야 비로소 보인다.

한 사람의 자아, 자아를 만드는 신념, 신념에 기여하는 감정, 감정을 느끼게 한 기억 등은 결코 타인이 통제하고 강요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미간에 스치는 찰나의 찡그림을 좌표 단위로 인지하고 전후를 비교하는 까칠이의 예민함은 신이 이미 우리 속에 인공지능시스템처럼 심어주셨다.


소파에 누워 리모컨으로 제어판에 접근하며 프랑스식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앙누이(Ennui: 권태), ‘따분’이 캐릭터의 매력은 치명적인데, 나에게 정말로 필요한 감정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편처럼 ‘슬픔’이의 활약이 대단한데, 이를 돕는 것은 츤데레 ‘당황’ , 대사는 거의 없지만 행동으로 보여준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평소에 달갑지 않았던 바로 이런 감정인 것이다.




Where I go, you go(기쁨이 가는 곳에 슬픔도 간다)는 ‘기쁨’이의 말이 명대사로 남는다.


내 삶의 모든 경험과 한 조각의 기억에서 느꼈던 감정을 더 온전히 끌어안고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내면을 키워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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