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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수다 왕언니 Jun 16. 2023

#2_개인적 취향

스토너_존 윌리엄스 저_알에이치코리아에서 찾은 문장들

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도 사라져 버린 탓이었다. p.130

그는 자신을 찔러 활기를 되찾아 줄 뭔가를 갈망했다. 고통이라도 좋았다. p.249

그의 마음속 어딘가에서 허망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음이 시들어 떨어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p.297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p.384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감각이 갑작스레 강렬하게 그를 덮쳤다. 그 힘이 느껴졌다. 그는 그 자신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알고 있었다. p.388

 스토너는 시부적한 스타일의 묵묵한 남자다. 물론 첫눈에 반한 여성과 결혼을 하고, 제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반전이 있기는 하다. 그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초식남'이 제일 적합하다. 세상 재미없고 열정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사실 그의 내면은 단단하디 단단한 콘크리트에 가깝다. 물론 이런 성격이 직장 정치라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는 다소 힘들다. 하지만 단순히 사람을 업무 성과만 놓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의외로 나는 '나쁜 남자'스타일을 싫어한다. 사람은 자고로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뼛속 깊숙한 개똥철학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말이 많은 남자도 싫어한다. 말은 아낄수록 남는 장사라고 믿는다. 특히 잘못에 대해 변명 할 때, 나는 그 속내가 들여다 보여서 싫었다. 또 이벤트 하는 남자도 싫어한다. 자고로 사람은 가성비 따지는 삶을 살아야, 노년에 자식에게 짐이 안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러고 보니 따지는 것이 참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남편은 내 이상형에 가깝다. 내가 뭘 사도, 뭘 해도, 어떤 것을 요리해도 표현은 하나다. 

 

"괜찮네!" 최고의 칭찬이다. 

심심한데, 심심한 듯, 심심하지 않은 사람이다. 일정하고 잔잔한 뉴에이지 음악 같은 남자와의 삶은 일희일비하지 않아 좋다. 


이제 스토너를 떠올리며, 꽤 닮은 한 남자의 셔츠를 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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