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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구 Sep 28. 2023

시골 청년의 서울 나들이

이래서 도시에 살아야 한다고 하는구나

서울을 놀러 갔다. 평소에 사람이 북적북적 거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가끔은 그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 북적거리는 지하철을 탈 때면 괜스레 떨린다. 시계를 보니 친구와 약속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안심을 하고 지하철 노선도를 보았는데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바로 지하철을 반대로 타버렸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여러 번 노선도를 확인을 해보았지만 안 좋은 예감이 맞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내려서 반대로 탔다.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잘 확인했다고 생각을 했는데도 종종 이렇게 반대로 타곤 한다.  


결국 약속 시간에 늦어 버렸다. 하지만 친구는 웃는 얼굴로 반겨 주었고 늦으면 어쩌지 하는 나의 초조한 마음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둘 다 점심을 안 먹은 터라 바로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우리 동네에서는 웨이팅 있는 음식점이 없는데 여기는 예약을 하거나 웨이팅을 하기 때문에 혹시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또 걱정을 하는 것도 잠시 웨이팅이 없어서 좋았다. 


밥을 먹고 주변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는데 우리 동네는 2개밖에 없는데 여기는 벌써 주변에만 5개가 보였다. 그래서 가까운 곳으로 가는데 전부 꽉 차 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몇 군데를 돌아본 후 드디어 한 자리 빈 곳에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밖으로 향했다.


방탈출카페를 가기로 하였다. 미리 예약을 해놓았는데 서울은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일상인 거 같다. 나는 방탈출을 2번 정도 해보았고 친구는 처음이었다. 리뷰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쉽게 탈출할 수 있는 난이도라고 쓰여있어서 안심을 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허둥지둥하는데 시간을 모두 소비하여 결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탈출을 하였다. 역시 서울은 쉽지 않은 곳이다.


저녁은 양갈비를 먹기로 하였다. 하지만 또 웨이팅을 해야 했다.(역시 기다림의 서울) 손님이 다 드시고 나가야 들어갈 수 있음으로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인생 네 컷도 찍고 그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서울 구경도 하였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에도 우리의 순서는 오지 않았고 결국 포기하고 웨이팅이 없는 삼겹살을 먹었다. 맛은 여기랑 크게 차이는 없었다.


서울의 밤을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근처 술집을 갔다. 우리 동네는 12시만 되어도 모두 불이 꺼지는데 여기는 이제 시작인 거 같았다. 인테리어도 고급지고 딱 요즘 애들이 좋아할 거 같은 분위기다. 안주도 맛있었다. 이래서 서울 서울 하나보다.



하루 동안 서울 체험(?)을 해보았다. 거기서 느꼈던 것은 서울 사람들은 웬만하면 옷을 잘 입고 맛있는 음식점은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좋은 점은 밤늦게까지도 문이 열려 있는 곳이 많아서 놀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 동안이지만 서울의 맛을 느껴버렸다. 


다음에는 서울의 어떤 맛을 느끼러 와볼까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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