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실패가 곧 인생의 끝이라고 여겼다.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벗어나는 순간, 그 길에서 탈선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거라 믿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에 맞춰 반듯하게 걸어가던 내가 '도전'이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그것은 너무나 두려운 것이었다.
도전은 나에게 리스크 그 자체였다.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지배했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학 시절 창업과 관련된 필수 교양 수업에서 글을 적었던 것이 떠오른다. “가진 건 쥐뿔도 없는데, 실패하면 내 인생은 남들보다 한참 뒤처질 텐데 어떻게 도전할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물론, 창업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기의 나는 도전 그 자체를 실패와 리스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근저에는 내 가정 환경에 대한 콤플렉스도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남들보다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는 생각은 나로 하여금 한 걸음 나아가는 것조차 주저하게 만들었다.
사회인이 된 지금,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로선 이 이야기가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내 인생에 첫 도전이 나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그 도전이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첫 도전은,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해보고 싶었던 무언가에 진지하게 임했던 첫 경험이었다. 나는 그 선택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임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그 경험 덕에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능력은 내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당시엔 별것 아닌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미소 짓게 만들었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지'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래서 문득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도전을 통해 내 삶에 계속해서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싶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무언가 해보고 싶다면 단순히 멋있어 보일 것 같아서라도 도전해보자. 만약 그 길이 나와 맞지 않다면, 미련 없이 훌훌 털어버리면 된다. 그러다 보면 나와 맞는 것들, 인생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럴 때는 주저하지 말고 계속해 나가면 된다.
그것이 결국 나의 취향이 되고, 내가 누군지 찾아가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는 그런 스토리가 있는 삶을 살아가면서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이것이 나의 두번째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