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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May 02. 2024

경비원 백 씨 인생스토리. 4

백 형은 개봉동에도 아파트단지가 많은데 멀리 있는 아파트만 찾아다녔다. 광명, 관악구 신림동, 고속버스터미널 근처 아파트로 다니길래 가까운 곳에서 왜 그리 멀리 가느냐고 했더니 가능한 아는 사람 마주치지 않기 위해 멀리 다닌다고 했다.


아니, 아무 곳에서나 경비가 경비일하는 거 아는 사람 만나면 만나는 거지 멀리 가면 새벽에 첫차 놓치면 택시 타야 하고 경비해서 돈 몇 푼 번다고 택시 열 번만 타면 지평 막걸리값이나 남겠어?

  아하 함 씨처럼 강심장이면 개봉동서 일하겠는데, 아는 사람 만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형 어차피 많이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나이 들어 현직에서 은퇴하면 경비나 청소 같은 더러운 일밖에 할 수 없어 그러니 멀리 가지 말고 개봉동 일대 경비 알아봐 했다.


신림동 모 아파트 경비시절 일이다.

아파트 부녀회장 남편이라는 사람이 술이 취해 경비실 문을 열었다. 약국에 가서 술 깨는 약을 사다 달라면 만원 한 장을 주었다. 근무시간에는 순찰 이외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고 했다. 부녀회장 남편은 자신이 대신 경비실을 책임진다고 걱정 말고 약국 퍼뜩 다녀오라고 했다.


그 퍼뜩 약국을 간 시간에 지하 주차장에서 아파트주민 차와 외부방문 차량과 접촉사고가 있었다. 관리소장이 먼저 알고 현장에서 조치를 했고 백 형은 근무태만 근무지 이탈죄로 경비에서 해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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