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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May 02. 2024

경비원 백 씨 인생스토리. 6

신림동 경비에서 해고되고 두 달 정도 놀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경비로 채용이 되었다. 일단 단지가 크면 경비원 수가 많아 좋다. 단지가 크면 일이 체계적으로 되기에 사소한 시비도 없고 못 사는 동네 아파트보다는 일단 경비들이 사용할 종량제 봉투가 넉넉해서 좋다.


지난번 신림동 아파트에서는 종이와 박스 담는 항공마대에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나 애완동물 쉬를 위해 깔았던 신문을 종이류라고 항공마대에 담으면 뱍 씨가 다 골라내서 종량제에 다시 담아 버렸는데, 목동 아파트단지는 그런 일이 없어서 편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아이스박스 스티로폼과 컵라면 용기를 구분 못하고 함께 버리는 인간이 있었다.


여기서도 깨진 유리나 깨진 사기그릇 등을 아파트 단지 화단에 눈에 잘 안 보이는 곳에 두고 사라지는 인간이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감시카메라를 돌려보고 싶지만 근무 마치면 다음조에게 인계하고 빨리 퇴근하고 싶지 남아서 그거 확인하면 백 씨 잠자는 시간만 줄어들기에 그냥 처리하고 경비반장이나 관리소장에게 말도 안 했다. 말해봐야 잘했다 소리 대신 경비 힘들게 하는 소리만 들릴 것이 뻔하기에 이제 백 씨도 눈치 9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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