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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May 04. 2024

경비 백 씨 인생스토리. 10

경비가 아파트 입주민 중에 몇몇 인성 더러운 자들의 갑질로 목숨을 잃고 나니 부랴부랴 경비업무 이외 부가적인 일을 경비에게 시키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했다.


택배기사들이 문 앞에 두면 분실 우려가 있다고 경비실에 맡겨주세요 했다고 경비실 문 앞이 택배 야적장이 되던 시절도 있었다.


만약 내가 진짜 경비라면 택배기사를 혼내주었을 것을 백 씨 형 대타 근무라 형이 재계약에 탈락될까 봐 꾸역꾸역 참으면서 일했다.


그것도 이제는 아~ 옛날이 여가 되었다. 경비 대타 근무를 하더라도 신임경비교육 이수증이 있어야 근무를 시키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백 씨 형이 47년 만에 고향 전라도 순천에서 국민의 힘 비상대책 위원장을 한 인요한이를 집에서 돌봐주고 밥때가 되면 밥을 챙겨주던 시절 한동네 친구 김길수를 만났다. 길 수는 점심때 자기 집에는 먹을 식량이 없어 백 형이 보살피는 인요한 집에 가면 먹을 것이 있기에 인요한 밥을 차려주면서 밥 한 공기 더 준비해서 반찬은 김치 하나지만 배불리 먹였다. 찬밥 한 덩어리의 보시라고나 할까 그런 인연을 47년 만에 만났다. 길 수는 축구를 잘했다. 하지만 집이 가난해 축구화 하나 마련해 줄 형편이 못되어 순천에서 초등학교만 마치고 서울로 상경해서 껌팔이, 구두찍새를 하다 어른이 되어 건설근로자 잡부로 늙었다.


백 씨 형이 근무하는 아파트 단지 옆에 재건축 단지에서 우연히 마주쳐 백양화 형님! 하고 불러 뒤를 돌아보니 길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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