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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May 09. 2024

상견례. 1

나는 14년 전인 2010년에 이혼을 했다.

아니, 당했다.


딸 연미가 고3이었고 아들 인식은 중2였다.


 남부법원 가정법원 판사가 여자였는데, 이혼하고 양육권이 여자에게 있으니 피고 함문평은 인식이가 만 20세가 되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양육비로 매월 130만 원을 보내주라는 판결을 했다.


내가 뿌린 씨앗이니 양육비를 뭐라 하는 것은 아니다. 청춘을 푸른 군복에 전당 잡히고, 나이 50 넘어 전역을 했다. 장교생활 20년 이상이면 연금을 250 이상 받을 수 있는 깃을 이혼한 전처가 날려버렸는데도 130을 보내라는 것은 아무리 이놈의 조선 땅이 여성상위 나라고 전 세계 몇 안 되는 여성가족부와 어떻게 하면 통일 안 되는 것만 연구하는 통일부가 있는 나라 가정법원 여자판사가 배알이 꼴리지만 예~예~하고 법원을 나왔다.


아들은 중학생을 중퇴했고 딸은 서울 명문대 중 한 곳에 합격했지만 본가에서는 판사의 질문에 못된 크산티페와 살겠다고 한 것이 괘씸해서 학비를 안 대주었다.


외가에서는 부모가 이혼하고 집이 풍비박산이 났는데 대학이 뭐냐? 돈이나 벌라고 했다.


나이 50 넘어 직장 근무자도 명퇴시킬 나이에 전직 군인 예비역 소령이 이력서를 넣으니 오라는 곳은 경비파견업체 보안팀장과 보험회사였다.


일단 면접은 오라는 곳은 다 참석을 했다. 여의도에 본사가 있는 경비파견업체 면접을 봤다.


이력서에는 병과기록란이 없어서 그냥 예비역소령 함문평이라고 썼더니 면접관 인사담당 이사와 인사팀장, 보안팀장이 질문하는 것이 군대로 치면 병장이 소령에게 질문하는 수준이였다.


보안에 대해 또는 사이버보안, 해킹에 대한 구름 잡는 질문에 외람된 말씀이오나 대통령선거에 댓글조작으로 이 X 하 단장이 감방에 간 사건 아시죠?


사이버사령부의 전신 국군심리전단 군수과장을 하면서 그 부대를 만들고 전역했다.


 전역 후 7년까지는 검색반장이니 운영반장이니 발설하면 처벌받는다고 각서를 써서 술자리에서도 군수과장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언론에 다 까발려져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했다.

접관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만약 합격된다면 언제부터 근무가능한가요? 하기에 백수니까 내일부터 가능합니다 했다. 거기까지는 분위기 좋았다.


희망연봉을 5천으로 쓰셨는데, 장교생활 20년 이상이면 연금 월 250 이상 받는다는데, 우리 회사에서 월 150 드리면 도합 400 되니까 생활에 문제없지 않습니까? 했다.


순간 핀또가 돌았다. 여보슈? 당신들이 합격시켜도 출근 안 할 각오로 하는 말인데 당신들 회사가 뭐 풍산금속만큼 방위성금이라도 내고 그런 소리 하는 겁니까?


내 청춘 서울 나와 변변한 연애 한번 모 하고 꾹꾹 참고, 중매로 태어난 딸은 학년은 5학년인데 전학 간 학교는 여섯 번째 학교였고 가는 곳마다 텃새나 일짱들과 싸우고 마음 다친 고생으로 받는 연금이 있으니 최저시급 이하로 예비역 소령 그것도 임관기수 중에 아이큐 3% 이하만 잡혀가는 정보군관을 그렇게 부려먹으려면 아프리카 정보장교 데려다 쏘시오하고 나왔다.


집에서 딸에게 말하니 딸은 아빠 그래도 백수보다 150이라도 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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