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침] 빈수레 혐오를 멈춰주세요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어제 시장가느라 구루마를 끌고 가는데
굽이굽이 돌마당을 지나느라
거의 소리를 지르며 제게 질질 끌려오더라고요.
어찌나 악을 쓰던지;;
저도 모르게
으 빈수레가 요란하다니까
하고 구루마에게 면박을 줘버렸습니다.
30초만에 별안간 빈수레에 빙의.
왜 우리 조상님들은
빈수레에게 시끄럽다며 쿠사리를 먹였을까요
결국 수레의 용도는 비어있을 때 뿐인데
빈 수레가 언성 좀 높이면 안됩니까????
비어있는 덜덜충 구루마만이
내 시장투어에 동행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왜 자꾸 잊냐는 말입니다.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고
없는 입으로 애써 아우성을 친다는 건
님들이 언제든지 필요할 때
손을 뻗으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발 달린 수레의 뜨거운 진심을
이제는 알아달라. 알아달라.
뭐 잔뜩 들어있는 수레는 입 좀 닫고
조심스럽게 집까지
식자재나 모셔가면 될 일이다.
...
그저 취준 중이라, 심신미약이라
신병에 걸려 떠드는 글이 아닙니다.
빈 수레.
그들에 대한 혐오를 멈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