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도시락 싸는 아빠
40대 남성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도시락 레시피
14th April, 2023 Fri
40대 남성이 도시락 쌀일이 얼마나 있겠나 만은, 앞일 모른다. 나도 내가 도시락 쌀 일이 있을지 몰랐다. 그것도 미국에서...
천조국 미국에서 이게 웬 말인가.. 도시락이라니. 아직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 게, 미국 초등 공립학교 아이들은 도시락을 싸 간다. 학교에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음식이 정말 거지 같다. 치킨텐더, 피자, 머핀, 미트볼이 주요 점심 메뉴이다. 심지어 돈도 내고 사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무상급식인 데다 맛있단다. 애들한테 물어보면 한국 학교 급식이 훨~~ 씬 맛있단다.
미국 1년 살이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에 가면 애들 도시락을 싸줘야 한다고 주변에서 들어 아내가 보온도시락 통을 가져왔다. 옛날 생각이 났다. 나는 고등학교 때 도시락을 2개 싸들고 다녔던 세대다.
도시락을 싸주는 게 좀 힘들 수 있겠지만, 어차피 1년인 데다가, 미국 학교 식당 퀄리티가 워낙 별로여서 아내가 도시락을 싸주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 몫이 됐다.
새벽 5:40에 일어나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도시락을 열었을 때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도시락을 싸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하교 후에 도시락을 열었을 때 내가 싸준 음식을 다 비우면 기분이 좋다. 똥손 나도 싸는 도시락이니 40대 남성분들 혹시 도시락을 쌀일이 있으면 아래 래서피를 참고하시라.
매일 밥은 default이고(100% 쌀밥 또는 가끔 현미를 25% 섞어 밥을 해주기도 한다), 반찬은 바꿔가면서 넣어준다. 단,
내 도시락의 기본플랫폼은 "금방 한 밥", "단백질 + 야채"이다.
이번주 도시락 식단이다.
1. 밥은 늘 아침에 방금 한 밥을 싸준다. 밤 새 밥솥에 쌀을 씻어 넣고 불려주면 더 좋다.
2. 단백질 + 야채, 김치를 넣어주면 제일 편한데. 냄새가 많이 날까 봐 못 넣어준다.
월요일- 돈가스는 튀김옷이 입혀진 것을 H마트에서 사도 되고, 아니면 Publix에서 돈가스용 돼지고기를 사서 계란 (간 양파를 넣어주면 좋다) 입히고 튀김가루를 입힌다. 올리브유보다는 발화점이 높은 카놀라유 같은 기름에 튀겨주면 더 바삭해진다.
- 야채는 방토, 삶은 계란 혹은 당근 채 썬 거에 꿀과 올리브유로 버물려 넣어준다.
※ 당근채 썬 건 Publix에 적당한 양으로 판다
화요일- 스팸을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굽고, 키친타월에 기름을 최대한 뺴준다
- Publix에 파는 새끼당근을 껍질 벗겨 끓는 물에 적당히 삶아서 파프리카 그리고 방토랑 같이 넣어준다.
수요일- 코스트코나 Publix에 치킨너겟을 판다. 오븐에 450F로 15분 굽고 뒤집어 또 15분 굽는다. 전자렌지에 5~6분간 돌려도 되는데, 오븐에 구운게 더 깊은 맛이 있을 것 같다.
- 계란 3알 + 당근 잘게 썬 거 + 가루치즈를 넣어 계란말이를 만든다
- Publix에 파는 새끼당근을 끓는 물에 적당히 삶아 넣는다
목요일- 코스트코에 파는 비비고 새우볶음밥을 산다. 새우량이 부족하니 냉동 새우(껍질 벗기고 꼬리 뗀)를 물에 녹여 같이 넣어 볶는다
- 브로콜리를 식초에 담궈 잘 씻고 물에 데쳐 토마토와 마늘 그리고 올리브오일을 적당히 넣어 같이 볶는다
금요일- 미국에는 소시지의 종류가 참 많다.(Beef, Pork, Turkey 등) 적당한 가격(8~10$) 짜리 소시지를 사서 칼집을 내어 올리브유에 굽는다.
- 호박을 계란 옷 입혀 굽고 삶은 계란과 함께 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