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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브린 Jul 24. 2023

학생을 건강한 교육속에서 자라게 하려면

10년을 바라본다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바라본다면 사람을 교육하라

      나무가 자랄때는 흙과 물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학생이 씨앗이라면 가정과 교육은 흙과 물의 역할을 한다. 건강한 흙에 씨앗을 심고 물을 줄때 씨앗이 자라나고 성장하듯, 건강한 흙과 물의 공급이 이루어지는 환경안에서 학생 또한 건강하게 자라날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학생이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 좋은 것 필요한 것 옳은것을 주려는 마음은 부모도 교사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나무에게 흙과 물이 필요하듯 인간도 나고 자라면서 배움으로 성장해 나간다. 인간의 삶과 교육이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인만큼 사람은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닌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계속해서 "배움" 이라는 공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저번 주, 꽃다운 나이의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과 민원에 시달려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금 해당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이유와 학교 창고에서 숨진채 발견된 이유가 공식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시점이지만 교육을 꿈꾸는 나로서 현재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비극적인 일들을 들을 때면 이것은 단순히 어떤 하나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학교 그리고 사회가 여러 부분에서 책임지고 개선해야 하는 문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문제 인식을 시발점으로, 어쩌면 오랜 기간의 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각오와 함께 개인이, 가정이, 그리고 국가가 나서서 이제는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까지 국제 학교 행정팀 중간 관리자로 일한 시간과 신생학교의 설립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보고 느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한국 교육의 시스템에 개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교육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분개하며 이 문제를 바라보고자 한다. 





     학교는 학생의 학업적 증진을 도모하는 곳임과 동시에 교사를 보호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단순히 교사가 학교에서 일하는 교직원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학생의 학업적 증진과 교사의 안정이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가장 높은 목적은 학생을 위한 교육이며 학교가 양질의 교육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 그리고 안정감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교사의 안정으로부터 학생을 위한 안정적인 교육이 나온다. 여기서 말하고자하는 안정감은 교사를 위한 적절한 보상과 복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교사의 지속적인 성장지원, 교사의 전문성 개발 지원환경 조성 그리고 그렇게 개발한 교육으로 마음껏 학생들에게 교육을 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나 이중에서 교사가 가지는 안전한 환경은 곧 학생들의 안전한 교실내에서 마음껏 배울 수 있는 건강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귀결된다. 위와같은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교사가 수업에 잘 집중할 수 있도록 학부모 상담 기간 외의 모든 학부모 피드백과 문의는 행정실을 통해 소통하도록하여 학교의 가장 높은 행정적 책임을 가진 사람이 판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학교 행정적 결정권자는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해진 기간과 일정을 실시해 학부모가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간은 이 기간임을 서로가 예상하고 기대할 수 있게 해야한다. 그 외의 모든 학부모 의견이나 컴플레인은 학부모가 교사에게 직접 소통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전반적인 교육 행정 제도를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부서와 최종 결정권자가 소통하여 학부모 컴플레인을 두고 교내에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문제인지 교사와 소통해서 개선해야 하는 문제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도대체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그리고 퇴근후에 준비해야할 수업의 양이 방대할텐데 그 컴플레인을 개인이 직접 받아내고 처리할 시간과 역량이 어디에 있으며 업무시간내 수업하고 퇴근해서는 수업준비하기에 바쁜 교사가 이런 부분까지 대체 어떤 에너지로 대응하는건지 정말 의문이다. 





     두 번째, 교내에서 학부모 위원회를 결성하여 교육행정,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학생의 교육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 학부모에게 교사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협업해야 하는 사람이지 자기 수하에 있거나 비위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을이 아니다. 말마따나 미국 운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만 미국의 교육행정 시스템은 학생과 교사를 보호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 예시를 들여다보면, 미국에는 Parent Association이라는 모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그룹은 교내에서 결성하여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의 교육 증진을 위해 함께 협업한다는 목적을 가진다. 주로 낮에는 선생님과 있고 밤에는 부모와 함께 하는 아이들의 생활을 서로 공유하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채워줘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느 부분에 특히나 성장을 보이는지를 소통하는 관계다. 한 아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교육은 어쩌면 이 작은 협업 공동체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세 번째, 부모도 교육이 필요하다. 나는 아직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젊은 20대 학생이지만, 앞으로 나는 나에게서 태어날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나의 삶을 대하는 것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 나의 생각과 행동이 어디로부터 온 건지에 대한 반추, 시대로부터 무의식중에 전해지는 쓴뿌리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나의 상처를 다루는 프로세스까지 여러모로 지금부터 부단히 노력 중이다. 특히나 나의 상처를 직면하고 다루는 일은 때로는 덮어두고 싶을 때가 있으나 나중에 나의 아이에게 그것이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지런히 다루고 있다.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재력을 갖추고,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정서와 사랑을 주는 것이 부모의 책임과 역할이라면 기저귀를 갈고 어떻게 목욕을 시키는지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건강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법,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아이가 예상 밖의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성숙한 부모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이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것에 서투른 한국 정서에 좋은 영향을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의 비극적인 사건에 오박사님의 솔루션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아 나는 매우 안타깝다. 부모를 교육하고, 아이의 마음을 건강하게 알아주는 일의 중요성을 아는 것은 교육제도 개선만큼이나 한국 교육 정서에 절실하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내려가다보니 아직 한국 교육이 가야할 길은 멀고 이것들이 이상적이라고만 들릴수도 있을 것이고 오랜 시간, 오랜 노력을 거쳐야 하는 긴 여정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용감하게 주장을 써내려 갔지만 여전히 많은 시간을 더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마음아픈 선택으로 드러난 한국 교육의 적나라한 현실에 이때다 싶어 서로 책임을 돌리고 있는 정치적인 조짐에 예민해졌다가도 교육 개혁은 정치 경제와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이기에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는 개탄스러운 한국 교육의 시스템에 더 이상 생명을 희생해서까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가 함께 나서서 개혁하고 이제는 그 움직임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1년을 본다면 씨앗을 심고, 10년을 본다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본다면 사람을 교육하라"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교육하는 일은 열매 맺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전도가 유망한 일이며 많은 생각보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협력해서 학생이 건강하게 사회를 살아갈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이다. 사람을 교육하고 있는 교사들을 위해 그리고 이 학생들이 자라서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인재로 자라나기 위해 한국 교육이라는 나무 또한 좋은 땅에서 자라고 있는지, 과감히 잘라내야 할 가지는 없는지를 끊임없이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 교육 개선의 그 첫걸음은 교사가 교육을 펼치기 위한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나 싶다. 얼마 전 초등학생 때 나의 성적표를 보게 되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에 도움이 될까 싶어 열어보았는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이 그때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시고 내가 발전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한 줄 한 줄 써주신 문장들을 읽으며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했다. 그분들이 계셔서 지금의 내가 인간답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그리고 100년을 바라보는 교육을 꿈꾸고 있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젊은 선생님이 자신의 반 학생에게 쓴 편지를 기사에서 읽게 되었는데. "너의 빛을 드디어 발할 때가 왔구나"라고 쓰신 문장에서 이 선생님이 얼마나 학생의 가능성을 믿어줄 수 있는 교사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젊은 선생님의 죽음의 의미는 "학생의 가능성을 믿어줄 수 있는 교사" 한 명을 국가는 잃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는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학교가 교사를 보호할 수 없다면 국가라도 나서서 교사를 보호할 제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암담했다가도 여전히 한국에는 "학생의 가능성을 보아주는 교사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 교육에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범국가적으로 나서서 인간을 교육하는 일에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함께 고민한다면 한국 교육의 시스템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 제도 개선은 곧 국가가 발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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