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일수록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콩콩이와의 일상을 글로 남기게 된 이유

콩콩이와의 일상은 너무 평범해서 절대 글로 안 쓰겠다고 아내에게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콩콩이와의 일상을 글로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처음에 회사를 다니며 콩콩이의 등·하원을 전담하게 되었을 때는 회사도 가깝고 아직 제대로 된 업무도 맡지 않았다. 콩콩이의 등·하원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 일에 치이고 아이에게도 치이며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콩콩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이라도 멀어지고 싶었다. 몸은 붙어있었지만 콩콩이의 표정, 말, 행동, 함께 만든 추억에 무심해졌다.

     

사실 나는 육아 관련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육아는 누구나 하는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해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단정 지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연히 밀리의 서재에서 구틈틈 작가님의 <이웃집 구틈틈씨의 매일>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육아하는 일상을 한 제목 당 3~4컷의 짧은 만화로 구성한 책이다. 아이와 함께한 소소한 이야기와 아이의 행동을 엄마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구틈틈 작가님의 책은 나에게는 놀라움이었다. 육아 이야기는 뻔하고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서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이와 함께한 이야기 글로 남겨놓으면 나중에 아이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고, 아이를 더 관찰해보려고 할 것이고, 나아가 먼 훗날 내가 아이 옆에 없게 되는 순간이 온다 해도 아이는 이 글을 보며 조금이라도 지금의 나를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 

    

콩콩이와의 일상 이야기를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콩콩이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콩콩이의 표정과 말, 그리고 행동을 관찰하고 글로 적으며 콩콩이의 마음과 생각을 떠올려본다. 같이 웃고 장난친 순간, 혼낸 순간, 콩콩이가 심술부린 순간을 회상한다. 

    

콩콩이가 자는 이 시간에 콩콩이와의 시간을 소중히 기억하고자 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