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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Jan 13. 2024

만남은 핫하게, 이별은 쿨하게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최근 방송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보았다. 국민 MC 인기 방송인 신동엽과 슈퍼모델 이소라가 과거 연인관계를 정리하고 이소라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신동엽이 출연한 것이다. 헤어진 연인을 23년 만에 만나는 방송콘텐츠는 사람들 관음증을 자극하므로 흥행성 차원에서는 최고의 기획이다. 팬으로서 두 사람 이별의 과정을 알고 있으며 더욱이 신동엽은 가정을 꾸리고 있는 터라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 사뭇 궁금했다.


그런데 걱정한 것처럼 23년 만의  옛 연인 간 만남은 그다지 어색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았다. 세인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텐데 두 사람 모두 술 한잔 기울이며 계속 만났던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그간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도 옛 연인을 방송에서 다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회가 개방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깨달음은 며칠가지 못해 산산조각 부서지기 시작했다. 내가 거주하는 수원시에서 국회의원도 역임하고 시장선거에 수차례 출마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에서는 특보로 활동하며 지역에서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력 한 여당정치인이 돌연 자신의 주군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비판하며 "속았다"라는 거침없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 헐! 어떻게 이런 일이? 그 정치인은 결국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집권여당을 탈당하며 새로운 정치세력과 재기를 도모하며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과 정치세력을 구태정치로 연일 비판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 당시 초대 국무총리를 하며 전남도지사, 국회의원 5선, 여당대표 등 대통령 빼고는 정계, 관계 모든 요직을 역임한 야당의 거물정치인은 30년간 자신이 몸담은 정치세력과 결별을 선언하며 옛 동지들의 "40% 이상이 전과자"라는 쇼킹한 발언으로 정치무관심 국민들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손자뻘 되는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정치적 재기를 꿈꾸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방송에서도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동상이몽', '슈퍼맨이 왔다' 등 인기 가족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에 실패하여 사춘기 아들이 있는 여자와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재혼하여 아기까지 낳으며 사랑꾼으로 등극하며 인기몰이중인 탤런트가 직장 내 다른 유부녀와 불륜행각으로 상간남으로 피소되는 사건이 충격이었다.


신신애 씨의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노래가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웃픈 상황이다. 위 3가지 사건을 보며 인생에서 "만남과 이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위 상황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 가슴속 폐부를 송곳으로 찌를 듯이 고통스러운 것은 지난해 경험한 개인적 아픔이 한몫했기 때문일 것이라 판단한다.


지난해 신앙공동체에서 소중한 만남으로 교제를 나누던 성도와 대법원까지 가는 1년간의 민사소송으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쏟으며 깊은 상처를 경험했다. 무한신뢰와 존경으로 상대했던 성도가 교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처음에는 인정할 수가 없었다. 멘붕 상태였다. 더욱이 소장에서 그가 주장하는 논리는 한번 칼에 찔려 상처가 난 가슴을 두 번 세 번 헤집는 것 같은 아픔에 배신감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2023년 3월 수원지방법원 원고석에 앉아있는 그가 방청성에 앉아있는 나를 향해 비판의 말을 쏱아낼 떼는 법정소란죄를 감내하고라도 그와 한판 붙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럴 용기가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


결국 그의 행태와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3심 법원이 모두 인정하여 교회 승소로 재판이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또 다른 재판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이제는 배신의 아픔보다는 그를 이제 완전히 억누를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네발 달린 짐승은 믿는 것이 아니야!라는 어렸을 때 친척 어르신들이 무심코 던진 말이 기억 속에서 소환되는 순간이었다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한다. 출생과 사망 등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 운명적 만남은 차치하고 결혼, 학교, 직장, 비공식적 관계를 통해 우리는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한다. 그 만남이 혹자에게는 축복일 수도 있고 혹자에게는 재앙일 수도 있다. 55년 인생을 돌이켜 보니 만남과 이별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내가 인생을 잘 살아온 덕분일 수도 환경이 허락한 요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정치인들의 사례나 불륜남의 사례를 보면 왠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그러려니 넘겨버릴 수도 있을 법한데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의문부호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치적 동지를 배신하고,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배신자들이 종국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이익은 무엇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정치는 생물이고, 사랑도 변한다. 한 번의 만남이 영원토록 지속될 수는 없지만 소중한 만남이 헌신짝처럼 무가치하게 버려지는 현실이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나같이 단순한 사람은 정치와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논리적 근거이기도 하다. 어렵겠지만 지금 이후의 만남과 이별은 다음의 원칙 충실히 이행하고자 한다. 만남은  Hot하게, 이별은 Cool하게. 과거의 연인 신동엽과 이소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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