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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May 17. 2024

스타트업에서의 위험한 버튼들

< 스타트업이라면 필연적으로 같이 일해야 하는 직무...>


1. 기획자 (서비스기획, PM, PO 포함)

2. 디자이너

3. 개발자


말 그대로 3개의 직군은 필연적으로 서비스를 만들면 엮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보여지듯이 스타트업에서 세 개의 직군의 언어 자체도 너무나 틀립니다. 3개의 직무를 모두 경험했다고 해도 직무를 부여받는 순간에 한 개의 언어만 쓰게 되어 있습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 틀리며, 고려하고 감안해야 하는 것 또한 틀리기 때문인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속도에 쫓기기 때문도 있습니다.


안정기에 있는 스타트업은 "정치"라는 것에 골머리를 앓지만,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놓여 있는 스타트업은 해당 언어들의 충돌로 목표 달성이 늦어지고 최악의 경우에는 투자까지 엎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도 합니다.


오늘은 세 직군의 언어를 이해해 보고 사용하면 안 되는 발작버튼들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해당 내용을 악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해당될 수 있으니 참고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기획자를 화나게 하는 방법...>


기획자란? 특정 기능(예를 들어 개발자, 디자이너, 영업, 재무 등 전문영역)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 모든 것을 커버하는 Generalist를 총칭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위에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는 다양한 부서와 협력하며 서비스 전반의 흐름과 고객의 경로/로직을 정의하고 설계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거절에는 늘 익숙해야 하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러 파트 사이에서 칼춤을 추며 작두를 타고 있어야 하는 역할이니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만 하지만 기획자는 늘 아래와 같은 내용에 시달리고 있을 겁니다.


1. "기획이 뭐 하는 건가요? 그냥 아이디어 내는 거 아닌가요?"


2. "왜 이렇게 많은 문서를 작성해야 하나요? 그냥 바로 개발하면 안 돼요?"


3. "이거 그냥 인터넷에서 템플릿 다운로드하여서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4. "기획서를 이렇게 길게 쓸 필요가 있나요? 요약해서 한 장으로 끝내면 안 돼요?"


5. "이거 그냥 생각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죠?"


6. "기획서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그냥 아이디어 적는 거잖아요."


7. "기획자면 PPT는 잘 만드시겠네요? 우리 발표 자료 좀 만들어 주세요."


8. "사용자 경험(UX) 이런 건 디자이너가 하는 거 아닌가요? 왜 기획자가 하죠?"


9. "기획자면 글도 잘 쓰시죠? 우리 블로그 글 좀 써주세요."


10. "기획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죠? 한두 명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11. "기획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그냥 코딩이랑 디자인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12. "왜 이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기획자 마음대로 정한 건가요?"


13. "기획서를 너무 자세하게 쓰지 마세요. 개발자가 알아서 할 수 있게 간단히 해주세요."


14. "기획자들이 모여서 회의만 하더라고요. 실제로 뭔가 하는 건 맞나요?"


15. "왜 기획을 이렇게 자주 바꾸죠? 처음부터 제대로 기획하면 되지 않나요?"


필자도 기획으로 전향하기 전에는 그랬었습니다. "기획자는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인 건가..?" 하지만 남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한다는 부분은 해봐야 안다는 것, 그리고 기획자는 커뮤니케이션하느라 기획서를 면밀히 그릴 시간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또한 기획자는 단기 성과압박, 역할의 불명확성, 성과의 가시성 부족, 개발 우선주의 등에 따라 무시되는 경우들이 종종 생기고는 합니다.


< 디자이너를 화나게 하는 방법...>


디자이너란? 제품, 서비스, 또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에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는 다양한 업무를 유연하게 수행해야 하며, 한 가지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의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유저에게 바로 맞닿아지는 만큼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되지만 그렇다고 디자이너가 절대자가 아님에도 늘 아래와 같은 내용에 시달리고 있을 겁니다.


1. "내가 디자인은 잘 모르지만 애플, 구글은 이렇게 하더라."


2. "최종 시안 확인해 주세요."


3. "이미지를 확대하니까 깨져요."


4. "그냥 예쁘게 해 주세요."


5. "그냥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6.  "긴급하게 필요해요."


7. "이 폰트 좀 사용해 주세요." (유료폰트일 경우)


8. "그냥 구글에서 이미지 찾아 쓰면 되지 않나요?"


9. "이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데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느낌이 그래요."


10. "다시 생각해 보니 첫 번째 시안이 좋네요."


11. "빠르게 몇 가지 시안만 더 만들어주세요."


12. "이것만 고치면 될 것 같아요."


13. "그냥 다른 프로젝트에서 썼던 디자인 가져다 쓰면 안 돼요?"


14. "이건 좀 더 화려하게 만들 수 없나요?"


15. "일단 초안 보내주시고, 제가 수정할게요."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이유는 "디자인이라는 전문분야"를 해결할 수 없음을 해결하기 위함임이 가장 컸을 겁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를 비전문가로 만들고 비즈니스 우선순위의 차이, 디자인의 가시적 성과 부족, 기술 중심 문화, 디자인의 전문성에 대한 이해 부족, 속도와 효율성 증시 등으로 인해 너무나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직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 개발자를 화나게 하는 방법...>


개발자란?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전문 인력을 의미합니다.


위에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는 제품의 기술적 측면을 담당하며, 기능 구현, 성능 최적화, 유지보수 등을 책임집니다.


개발자는 입려 된 정확한 값이 나와야만 하는 전문직무인데도 아래와 같이 점쟁이가 되어야만 하는 아래의 내용들에 시달리고 있을 겁니다.


1. "에러 났대요 고쳐주세요"


2. "인터넷이 안돼요, 컴퓨터 고장 났는데 고쳐주세요"


3. "디자인 바뀌었으니까 다시 다 만들어 주세요."


4. "왜 이렇게 버그가 많아요?"


5. 그냥 이렇게 해 주세요, 이유는 나중에 설명할게요.


6. 이건 다른 회사에서 본 건데, 우리도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


7. 마감일은 내일인데, 가능하죠


8. 이거 만드는데 얼마나 걸려요?


9. 여기에 버튼만 넣으면 되죠?


10. "이 기능 추가하는 건 간단하죠?"


11. "이건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12. "이거 그냥 빨리 고쳐줘."


13. "이 기능 만드는데 얼마나 걸려요?"


14. "왜 이 기능은 아직 안 됐어요?"


15. "내가 생각한 대로 안 나왔어요."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는 설계와 구현을 해내는 존재이며 C-level 또는 리드 급이 되지 않는 이상 누군가를 봐주고 가르치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일정 준수가 지옥임에 따라 밤을 새우고 코딩을 해도 시간이 모자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기다 비기술적 리더십의 이해 부족, 기술적 용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개발 기간의 불확실성, 기술부채, 비기술 직군과의 트러블, 비현실적인 기대 등으로 인해 힘든 것도 사실일 겁니다.


< 서로의 언어와 일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


몰입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곳을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개성을 가진 인재들이 모여 있을 수밖에 없고, 쓰는 언어에서부터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어떤 영역에서부터 시작되고 끝을 맺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 단어 한 단어를 커뮤니케이션할 때 문제없음을 인지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치며


발작버튼을 함부로 누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핵버튼처럼 아무나 누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누를 수 있기에 그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늘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론칭 전, 그리고 론칭 후 각 직무의 인원이 3명씩 모여 있을 때가 가장 불안합니다. 그리고 제발 "어"는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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