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o May 13. 2024

킹(King) 받는 스타트업

< 인재의 가치?...>


체스(Chess)에는 기물의 가치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체스를 경험해 보셨다면 폰(Pawn), 비숍(Bishop), 나이트(Knight), 룩(Rook), 퀸(Queen), 킹(King)의 존재를 아실 겁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기물의 점수가 나뉘어 있습니다. (이것은 체스의 통계에 의해 나눠진 기물의 가치 점수입니다.) 


1. 폰: 1점

2. 나이트: 3점

3. 비숍: 3점

4. 룩: 5점

5. 퀸: 9점

6. 킹: 무한대 (체스에서 킹은 가치를 가지지만 수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게임에서 킹을 잃으면 게임이 종료되므로 킹은 귀중한 기물입니다.)


그럼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비숍(Bishop)과 나이트(Knight) 두 기물 중 어떤 기물이 가치가 높을까요? 미들게임에서 비숍과 나이트의 가치는 활동성이 가르게 됩니다. 비숍은 뚫린 대각선을 점유하고 있을수록 강해지고, 나이트는 구석보다는 중앙에, 그리고 적진에 가까이 있으면서 안전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서로의 장점이 뚜렷합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 퀸과, 폰 중에는 어떤 기물이 더 가치가 높을까요? 점수로만 보면 단연 퀸이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킹이 죽으면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킹은 절대적 가치를 지니는 숫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기물이 점수는 가지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굉장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판세를 뒤집어 버리기 때문에 소히 말하는 단순한 통계치에 의한 기물의 점수 우위일 뿐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힘을 발휘하고는 합니다. 이는 킹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함부로 움직이면 체크메이트에 빠지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인 상황들이 많습니다. 인재의 가치를 정확히 인정하고 적재적소에 쓰지 못하면 점수를 잃어버리고 인재도 잃어버리는 경향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런 기물의 점수처럼 인재의 가치는 월등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가치판단의 적절성은 애초에 의미 없다?...>


기물의 점수를 놓고 체스판으로 예시를 들어봐 드리겠습니다.


백이 비숍으로 h6 룩을 잡아야 할까요? 비숍의 가치는 3점이고 룩의 가치는 5점이기 때문에, 백은 c1 비숍을 이용해서 h6 룩을 잡아야만 합니다. 기물의 가치와 유리한 포지셔닝을 위해서라도 해당 진행은 꼭 진행을 해야만 합니다. 기물을 교환할 때 이 점수가 왜 통계치로 쓰이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계산이 나오게 됩니다. 


위에 상황은 어떨까요? 폰이 앞으로 전진해서 나왔습니다. 다음턴에 비숍을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보입니다. 여기에서 비숍이 행해야 하는 행동은 어떨까요? 우측의 이미지와 같이 폰을 처리하는 건 올바른 방법일까요? 다음수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폰은 1점, 비숍은 3점... 폰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폰을 처리했지만 이후 비숍은 다른 폰에게 처리될 가능성이 높으니 1-3 = -2 점이 되고 마는 겁니다


기물의 행보를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만큼 기물의 가치를 아는 것은 체스경기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의 인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명 한 명의 가치가 이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인원을 채용했을 겁니다. 상황에만 맞게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권한위임을 명확히 하면 큰 무리 없이 문제점을 해결하고도 남을 인재들일 겁니다.


하지만 사건이 하나 터지면 그 사건 하나에 모든 인력이 뛰어들어가게 됩니다. 이때는 모든 가치가 소멸되게 되고 0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많은 인력이 한 번에 뛰어들어 간다 한들 해당 사건은 손쉽게 해결되지 않게 됩니다. 사공이 많아진 만큼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을 만들고 배는 점점 산으로 가게 되며 이 대미지는 작은 것으로 끝났어야 할 것이 더 큰 건으로 번지게 되는 형색이 됩니다.


이 문제는 "킹(King)"의 잘못된 판단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킹도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을 해야 할 때 결정을 내리지 않고 "알아서들 하시게"를 시전 하며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만 질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을 최전선에서 맞서야 하며 상황에 맞게 인재를 배치하고 운용하고 위임하는 것 또한 킹의 가장 큰 역할인데도 말입니다.


< 이 역시 왕(=CEO)이 죽으면 끝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맞습니다. 스타트업에서 CEO의 말은 절대적이기도 합니다. 투자금 또는 매출금액으로 인재들의 월급을 챙겨주는 주는 사람이기도 하며 어찌 되었던 한 기업의 수장이며, 언제든지 회사를 드롭하거나 M&A로 넘겨버릴 만큼의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해당 스타트업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은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입니다. 애초에 홀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홀로 못하는 영역을 전문가에게 맡겨 좀 더 큰 스토리를 위해 동료들을 모집하고 그 동료들과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왕이 죽어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가치에 대한 목적성을 잃어버리고 스토리를 잃어버렸을 때 끝난다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를 일깨워 주는 사람 또한 리더십에 최전선에 서 있는 킹이어야 합니다.   


<  킹의 희생가치가 모든 것을 상쇄시키지 않습니다...>


킹이 좋든 싫든 몇 달 몇 년을 밤을 홀로 새워가며 좋은 평가가치를 받아 이만큼 스타트업을 성장시킨 것 또한 의심할 여지는 없습니다. 운이 따랐다고 해도 그것 또한 실력이 맞습니다. 그 운 또한 잡지 못해 3년 안에 망하는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이유도 해당되는 타이밍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킹은 분명 가장 큰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희생의 가치가 모든 것을 상쇄시켜 줄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킹들은 이 희생의 가치대비 기분이 행동이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너무나 즉각적이고 , 너무나 즉흥적일 때가 많습니다. 결국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인재의 가치를 "ZERO"에 가깝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모두가 묘수만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킹은 지켜져야 하고 스토리는 멈추어서는 안 되니까요...>


여기에 더해 킹의 가장 큰 오판은 자신의 판단이 무조건 옳은 경험성을 가지고 있고, 이와 더불어 모든 동료들이 묘수만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히든카드 정도는 당연히 가지고 있다면 너무나 든든할 겁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황에 맞게 결단하고, 그 결단에 책임을 전하지 않으며, 그 결단에서 내가 적재적소의 인재로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을 겁니다. 또한 함께 묘수를 찾기를 바라고 아플 때 방패가 되어주며 같이 등을 맞대어 갈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알아봐 주기를 원할 겁니다.


✓ 마치며


체스에서도 여러 가지 수들이 있습니다.


1. 매우 좋은 수 (묘수)

2. 좋은 수

3. 흥미로운 수

4. 의심스러운 수

5. 나쁜 수

6. 매우 나쁜 수 (실책)


당신의 킹은 어떤 수를 두고 계신가요? 어떤 수를 두던지 간에 그것을 수습하려 노력하고 남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최소한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빈번하게 4~6번을 두게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4~6번의 수를 계속 두고 있다는 것은 그것을 수습하는 인재들이 희생의 가치로 소멸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히어로를 채용하고 잡부를 만드는 스타트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