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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 읽기

『경험의 멸종』

by 새벽

(크리스틴 로젠, 2025)


올여름 화제의 책이 아니었나 싶다. (여러 SNS에 많이 인용되고 소개되었던 그 책 맞다.) 꼭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무감 비슷한 걸 느끼게 했던.


에... 제목이 내용을 온전히 다 얘기하는 책이었다.


“대면 경험이 멸종하고 있다.”


매개 경험이 가져온 변화를 다양한 영역으로 나누어 폭넓게 설명했는데, 여러 연구나 칼럼을 딱 한 줄 정도로 요약하며 매개 경험이 우리 생 전체를 완벽히 뒤집기 전에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투척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현상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기술했다는 느낌?


대면 경험이 줄고 매개 경험이 늘다 보니, 터득한 기술이나 지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은 현저히 줄었고, 의사소통 시에도 인내심이 줄었고, 분노가 늘었다는 지적들. 문화 예술 분야에 접목되는 매개 경험 때문에 예술성이 도전을 받고 있다는 지적까지.


여러 사회 현상들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나름의 원인 분석에 어느 정도 동감했다. 좀 디스토피아적 관점에서 서술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비집고 올라오긴 했지만.

인류가 어떤 발명을 계기로 변화 발전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말하는 이런 이슈는 번번이 반복된 것 같다. 하지만 인류는 멸망하지도 않았고, 인간은 여전히 내일을 바라며 살고 있다. 어느 상황에서나 마술 같이 통하는 “적절하게” 그리고 “균형감 있게”라는 두 단어가 저자가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산적한 두려움을 맞서는 데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그냥...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 걸로 정리하며.


또 하나 드는 궁금증은...

읽어 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책들도 이처럼 많이 회자되는 이유는 무얼까?


이슈가 시의적절해서?

출판사의 뛰어난 영업력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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