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이 위치한 도시, 빈터투어의 도심 산책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한다. 민박의 바로 맞은편에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 스위스에서 버스나 기차의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국처럼 몇 분 간격으로 운행되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만 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민박 주인은 버스 일정을 알려주셨지만, 나는 앱을 통해 여행 기간 동안 공공 교통을 잘 이용했다.
민박에서 빈터투어 기차역까지는 약 15분 정도 걸렸다. 내리자마자 스위스에 가본 분들이 다 아는 마트인 Coop City가 바로 눈앞에 보였다. 스위스 물가 높아 아침과 저녁은 거의 민박에서 해결했고, 점심은 Coop City의 도시락을 주로 먹었다.
실은 물가 때문도 있지만, 유아와 함께 해외여행을 갈 때 내가 습관적으로 민박이나 호텔에서 먹는 편이다. 밖에서 식사할 경우,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할까 봐 항상 조심스러워져서 한결같이 민박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아들은 그때 분유와 건강한 식단 위주로 먹었기 때문에, 민박 주인은 늘 막내딸의 음식을 준비하실 때 우리 아들의 것도 함께 챙겨 주셨다. 그래서 아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아침과 저녁은 민박에서 먹고, 점심에는 분유나 우유, 간단한 과일이나 소시지를 먹었다.
우리는 오전 9시쯤 버스로 빈터투어 도심으로 출발했다. 그때 같은 민박에 묵었던 혼자 여행하신 대만 언니도 우리와 함께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9시 반 전에 빈터투어 시내에 도착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가게가 아직 영업 전이었다. 빈터투어에는 여러 박물관, 미술관,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있어 천천히 구경하면 풍부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이 부분이다. 아들이 박물관에서는 많이 시끄럽기 때문에, 저는 박물관 코스를 거의 포기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도시에서의 산책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는 아들을 아기띠로 데리고 다니기 때문에 하루에 최대 5시간 정도 걸을 수 있다. 그 시간을 넘기면 다음 날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 나중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빈터투어를 정말 천천히 구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