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처럼 아득하게 백 년을 쉬고 올 수 있다면, 여러분이 딱 하나만 데려갈 수 있다면, 무얼 데려가시겠어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림 작가, 서수연 님의 시 그림책 "백 살이 되면"을 위한 이벤트였는데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이제 만 19개월이 된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다고 적게 되었다. 이유야 많았지만 이 질문에 답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는데, 나에게 쉰다는 것이 순수한 마음을 되찾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보고 있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순수한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런 마음이 주는 즐거움은 또 얼마나 큰지. 직접 찾은 큼지막한 돌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나에게 달려올 때 아이는 해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그래서 백 년을 쉴 수 있다면, 아이와 함께 지내며 내 마음의 순수함을 되찾고 싶다. 그러면 무겁기만 한 내 마음에도 평안함이 깃들 수 있지 않을까.
근데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다. 현재의 삶 속에서도 그런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 설령 더디더라도 조금씩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