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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라의북스토리 Dec 26. 2024

제가 공황장애라고요?

숨이 안 쉬어진다. 너무 가슴이 답답하다. 물속 안에 내가 있는 듯한 생각이 너무도 든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호흡할려고 노력한다. 심장이 너무도 빨리 뛴다. 마치 달리기한 것처럼 터질듯하다.

이러한 증상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난 이 증상이 공황장애인지 몰랐다. 예전에 조금씩 증상이 있었지만 이렇게 증상이 나타난 지는 2년 정도 된듯하다.

주위에서 아무래도 공황장애 같으니, 병원에 가보라고 하지만 난 듣는 척도 안 했다. 

내가 무슨 공황장애야? 코웃음 치면서 무시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티브이에서 하는 예능을 보다. 갑자기 울고 사람 많은 곳에 가기 두려워지고 사람을 점점 안 만나게 되면서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찾아가게 된 병원 가자마자 엄청난 양의 설문지 작성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검사 끝나고 결과 나올 때까지 좀 기다리라고 했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니 정말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생각을 들었다. 

왜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로 활동 중단하고 삶을 포기할 때 안타까웠지만 이해는 안 되었었다. 하지만 내가 막상 그 상황이 되어보니 당연히 그럴 수 있을거 같았다.

숨이 안 쉬어지면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모든 것을  그냥 놔버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럴 때일수록 남편과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버텼다.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이름이 호명되어 진료실안으로 들어갔다.

선생님이 결과지를 보면서 생각보다 공황장애 지수와 우울증 지수가 높게 나왔다고 약을 병행해야할 거 같다고 했다. 설마 했지만 ‘제가 공황장애라고요?’혼란스러워하는 나를 보면서 의사 선생님이 물어보셨다.

 ‘불면증도 심하죠? ’ '네' 공황장애때문에 불면증이 더 있었을 거라고 하셨다.

잠을 못 자거나  선잠을 자는 경우가 많기는 했지만 그게 공황장애로 생긴 불면증인지는 몰랐다.

‘힘들었죠? 잘 견디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의사 선생님의 첫마디 그 한마디가 뭐라고 나는 어린아이처럼 처음 보는 의사 선생님 앞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내 상황, 내 심정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워낙 많은 환자분을 만나시니깐 그 느낌을 아시는지 저 말 한마디가 나에게는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자세한 상담은 좀 진정한 다음에 하자고 하셨다.

의사 선생님께서 제일 약한 약으로 수면유도제와 안정제 우선 처방해 주겠다고 먹어보고 다음진료에 보자고 하셨다.

병원문을 나서면서 이 얘기를 남편이랑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가 너무 아파오고 내가 공황장애라는 게 믿기 힘들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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