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텔라 박 Apr 22. 2023

맹렬한 비혼주의자에서 애 둘 엄마가 되기까지

시작하는 글

무섭게 솔직한 B형 아부지..

감정의 폭풍 속에서 휩쓸려 다니는 O형 엄마..

그 아래 폭풍의 눈 같은 두 자매.. 우리 네 식구다.


가족이라는 명목아래 함께 살아왔지만 우리 넷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1년이 356일라는 그 사실 자체가 너무 잔혹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그렇게 더디게 흘러갔었다.

10년 후.. 20년 후..지금보다 무조건 멀면 멀 수록 좋은 아주 먼 미래를 상상할 때가 나에게는

행복의 시간이었다.


그렇게도 미워했었다. 그렇게도 사랑하기도 했다. 하루 하루가 이벤트의 연속이었고, 다이나믹하고

격렬했으나 시간은 그렇게 게으르게 흘러갔다.


어느 날,

어린시절 앨범을 들여다보는데 그 순간에도 생각에 생각이 물리고 있을 때였다. 아지라지게 따뜻해보이는 햇살아래 코스모스, 그 옆에 서 있는 나의 다섯 살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바라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나의 지금 모습과 여지없이 같은 모습이었다. 내가 생각이 많다고 느꼈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다섯 살때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무섭게 솔직한 아부지와 감정의 폭풍 속의 엄마의 부산물이다. 그들과 똑같은 DNA임에도

왜 하나 같은 것이 없는지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하다.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첫째, 장녀. 하지만, 세상에 혼자이고 싶었던 생각이 많은 아이었다.

지금의 어린시절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히 기억이 나서 가끔은 불편하다. 많이 웃었던 기억, 많이 울었던 기억 모두 뚜렸하다.


가족들과 함께 지냈던 20년이 넘는 시간은 나를 더욱 생각하게 만들고, 혼자있게 만들었다.


"28살이 지나면 누가 선 보자고 하지도 않는다. 얼른 사람 만나서 결혼해." ......


25살이 되던 해에 엄마가 출근하는 또는, 퇴근하는 나를 붙잡고 화가 난 듯이 말하셨다. 이 시점에서 왜 나에게 퉁명스러운 것이며 어떤 근거와 자신감으로 하는 말 인것인지 들을 때 마다 나도 화가 치밀었다.


지극히 홀로 살리라. 절대 가족을 만들지 않으리라. 보란듯이 홀로 외롭게 살리라 다짐에 다짐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