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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중화(中和): 만물을 빚어내는 우주의 조율자

만물을 빚어내는 우주의 조율자, 혼돈 속 피어나는 생명의 춤

by 이산 박규선

만물을 빚어내는 우주의 조율자

혼돈 속 피어나는 생명의 춤


태초의 숨결, 조화의 씨앗

고요한 심연 속에서 태어난 첫 번째 떨림, 그것은 혼돈과 질서가 아직 하나로 뒤섞인 태초의 숨결이었습니다. 그 숨결 속에서 두 개의 힘이 태동했으니, 스스로를 드러내는 빛 '양(陽)'과 모든 것을 감싸안는 어둠 '음(陰)'이었습니다. 이 둘은 서로를 밀어내듯 존재했지만, 동시에 서로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존립할 수 없는 숙명적인 존재였습니다.

'중화(中和)'는 바로 이 대립하는 두 기운이 격렬하게 부딪히고, 때로는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빚어내는 황금빛 조화의 순간들을 엮어낸 직물과 같습니다. 팽팽한 긴장과 이완의 리듬 속에서, 극단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균형 속에서, 우주는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만물을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근원적인 힘, '중화'의 심오한 여정을 따라갑니다. 음과 양의 춤이 어떻게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조하고, 불균형 속에서 생명의 꽃을 피워내는지 탐구할 것입니다. 태극의 S라인에 숨겨진 우주의 비밀을 풀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다채로운 세상이 바로 '중화'라는 조율자의 손길 아래 탄생한 기적임을 밝혀낼 것입니다. 이제, 태초의 숨결이 빚어낸 조화의 씨앗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1강: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동등한 두 힘의 우주적 춤

우주는 멈춰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죠. 이 모든 역동성의 비밀은 바로 '음(陰)'과 '양(陽)'이라는 두 개의 근원적인 힘에 있습니다. 흔히 음과 양을 '반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을 단순히 반대가 아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숙명적인 짝꿍'입니다.

《주역》에 이르기를 "한 번은 음이 되고 한 번은 양이 되는 것이 도(道)", 즉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은 음과 양이 서로 동등한 위상을 가진 채 균형 있게 상호작용하는 것이 우주의 근본 원리임을 선언합니다. 마치 거대한 춤을 추는 우주의 움직임과 같습니다.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면(양) 반드시 한 발짝 뒤로 물러나고(음), 밝음이 있으면(양) 어둠이 찾아오는(음) 자연의 순리죠.

여기서 핵심은 음과 양이 '동등하다'는 점입니다. 한쪽이 다른 쪽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의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양은 드러내고, 움직이며, 시작하는 역할을 하고, 음은 감추고, 머무르며, 받아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기운은 결코 홀로 존재하거나 작용할 수 없습니다. 빛이 있으려면 그림자가 있어야 하듯, 상대방의 존재 자체가 내가 존재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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