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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la Jun 19. 2023

평균-평평하고 균등하게 (1)

대상: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현재 여러분은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이라고 상상해 봅시다. 당신이 탄 차는 평균속도 80km/h 구간단속 구간(일정 구간을 통과하는 동안의 평균속도가 80km/h이하가 되어야 하는 구간)에 들어서게 되었고, 평균 78km/h로 달리고 있음을 네비게이션에서 확인하며 10분간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 갑자기 차가 36km/h 정도로 잠시 감속이 되었을 때, 네비게이션 화면을 가만히 보던 친구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아.. 지금 속도가 36km/h인데도 여전히 평균속도가 78km/h인데? 지금 속도보다 더 천천히 달려야겠다.”     

아하! 친구는 현재 속도가 36km/h인데도 평균속도가 78km/h이나 되어서 단속기준인 80km/h를 넘길까 염려하고 있군요! 이 이야기를 들은 당신은 친구에게 무어라 이야기할까요?      

(이것의 답은 이 글의 끝에서 언급하겠습니다.)     


평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이 떠올리는 평균의 정의는 산술평균일 것입니다. 바로 몇개의 자료값이 있을 때 그것들의 총합에 그 자료의 갯수로 나눈 것 말이지요. 평균이 어떤 의미이길래 이렇게 정의를 하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2, 4, 6}이란 자료의 평균값은 총합 12에 총갯수 3으로 나누어 4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값은 마치 길쭉한 모양의 투명한 유리 물컵 3개에 2ml, 4ml, 6ml의 물이 담겨 있을 때 물을 모두 똑같이 재분배받을 때의 값(4ml X 3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모든 컵의 물이 평평하고 균등하게 되기 위한 값이지요. 또는 국어 2점, 수학 4점, 영어 6점일 때 각 과목 3개당 동일한 점수인 4점을 평균(4점 X 3과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평균값은 여러 과목의 다양한 점수(자료)들을 대표하는 하나의 점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평균은 다양한 자료값들이 속한 집단을 대표하는 대푯값으로서 모든 자료들이 합쳐져 재분배가 될 때의 값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재분배’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평균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 생깁니다! 바로 ‘가짜평균(가평균)’을 만들어 그 값에 맞춰 우선 분배를 대충해준 후에 그래도 남거나 모자라는 값들을 세심하게 잘 분배하여 평균을 맞추어 주는 방법입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당신도 평균 계산에서는 암산 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친구가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 중간고사 국어 89점, 수학 95점, 과학 91점, 음악 87점, 영어 93점 받았어.”     

이 말에 대한 우리의 답으로 “잘했다!”도 좋겠지만 기계적이고 삭막한 답변인 “평균점수가 91점이네.”는 어떨까요? ;)     


이 평균 계산은 (89+95+91+87+93)/5=91을 하지 않아도 암산으로 구할 수 있답니다. 바로 가짜평균(가평균)을 하나 잡아두고 하는 것이지요. 대략 5개 점수들의 평균으로 생각하는 수 90을 우리의 가평균으로 두어봅시다. 그리고 과목점수들이 모두 90이 되도록 5과목 안에서 이리저리 점수를 옮겨주는 것입니다. 국어는 89이니 90에서 모자란 1을 과학점수 91에서 1점 가져옵시다. 그럼 국어와 과학은 90점으로 맞추어 줄 수 있겠죠. 음악은 87이니 영어점수 93점에서 3점 떼어 둘 다 90이 되게 맞추어 줍시다. 그럼 수학점수 95까지 90으로 만들어 주면 여분의 5점이 남게 됩니다. 그럼 이 남은 5점을 어떡하죠? 다시 모든 과목 5개에 1점씩 재분배하는 것이지요! 그럼 모든 점수가 91점이 되므로 진짜 평균은 91점이 됩니다.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비슷비슷한 값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평균은 쉽게 계산이 됩니다.      


반대로 목표로 하는 평균점수가 있다면 내가 나중에 점수를 어느 정도 받아야 하는지도 쉽게 예상 가능합니다. 아까 전 중간고사 점수를 모두 알려주는 착한 친구를 다시 불러 원하는 평균점수를 물어 봅시다.     

“내가 원하는 평균점수는 92점 이상이야. 다음 시간에 보는 사회 시험 점수를 포함해서 평균 92점이 되려면 사회과목에서 최소한 몇 점을 받아야 하지?”     

그럼 여러분은 머릿속에 사회시험은 목표하는 평균값인 92점에서, 다른 5과목을 모두 92점으로 평평하고 균등하게 맞춰주기 위한 추가 5점(1점 X 5과목)이 필요하므로 최소한 97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계산에 익숙해진다면 암산을 통해 “97점.”이라고 짧고 시크하게 대답해 줄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평균속도”는 어떻게 정의할까요? 1시간 동안 70km 거리를 달린 자동차의 평균속도를 계산하기 위해 (출발 뒤 1분이 될 때의 자동차의 속도 + 출발 뒤 2분이 될 때의 자동차의 속도 + ... + 출발 뒤 60분이 될 때의 자동차의 속도) 나누기 60분을 하면 될까요? 하지만 1분 사이에도 속도는 바뀔 수 있으니, 초단위로 속도를 기록해둔 3600개의 속도 데이터..의 총합을 3600으로 나누어 볼까요? 하지만 1초 사이에도 속도는 미묘하게 바뀌니...  시간은 연속적이라 위의 평균의 정의로 하기에는 무수히 많은 속도 정보를 이용하여 구해야 할 겁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평균’이라는 단어에 집중하여 생각해봅시다. 주어진 1시간 동안의 평균속도는 1시간 동안 평평하고 균등하게 분배된 속도라고 단어를 정의해보면, 실제로 자동차로 1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인 70km를 어떤 일정한 속도로 달려야 똑같이 1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나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70km/h가 이 자동차의 평균속도입니다! 즉, 평균속도는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서 움직인 총 거리에 사용한 총 시간을 나누어 구한 속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평균속도 역시 평평하고 균등한 그림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평균(2)” 글에서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그럼 글머리에 언급된 에피소드로 돌아가 봅시다. ‘구간단속’ 구간에서 자동차로 달려온 지 10분 뒤 평균속도 78km/h가 되었다는 것은 구간의 시작 부분부터 현재 위치까지 꾸준히 78km/h로 10분간 달려온 상태와 같은 움직임입니다. 그러다 감속이 36km/h로 되었지만, 그 시간이 1-2초간이라면 10분간 영향을 주고 있는 평균속도 78km/h에 크게 반영이 되지 않습니다. 한번 예를 들어 계산해 볼까요? 한번 1초간 감속이 36km/h로 되었을 때의 평균속도를 생각해 보기 위해 총 이동거리와 총 시간을 계산해 봅시다. 78km/h X 1/6시간(=10분) + 36km/h X 1/3600시간(=1초) = 13 + 0.01 = 13.01km 구간을 이동한 것이며, 걸린 시간은 '10분 1초'입니다. 그럼 이 거리와 시간으로 일정한 속도로 가려면 13.01/(1/6+1/3600) = 77.93...km/h 정도로 78km/h의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잠시 감속된 속도만을 보고 긴 시간을 대표하는 평균속도를 오해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그러므로 답은 이렇게 될 것입니다.     


“음.. 난 속도가 80km/h 이내로만 달리면 뭐든 괜찮을 것 같은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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